(서울=연합인포맥스)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면 기업들은 생산을 줄이기 위해 구조조정에 착수한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부터 거시 경기싸이클이 우하향 곡선을 본격적으로 그리자 상장사들의 주가는 일제히 곤두박질 쳤다.

정책당국은 기준금리 하락을 단행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조치들을 취하고, 적자재정을 감수하며 통화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금리 하락을 동반한 혹한기가 찾아오면서 주가 역시 코스피 2천선을 접고 2008년 말엔 900대로 추락했다.

기업들은 경기에 대한 극심한 우려로 생산활동에 직접투자를 주저하게 되고, 자연히 실적도 예고된 경직성을 드러냈다.

이후 주식시장은 2011년 중반 이후 꾸준히 2천선 안착을 시도했지만 펀더멘털에 대한 신뢰 부족에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이후 약 2년간 침체기를 겪은 주식시장은 조심스러운 경기 회복기 진단에 선행해 다시 2천선에 안착하려 시도 중이다.

상당수 기술적 분석가들은 코스피가 변곡점인 2,050선을 넘어섰기 때문에 강세장의 징후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오랫동안 부진했던 기업들의 재고가 소진되며 생산이 회복될 조짐을 띠고, 정책당국은 유동성 공급을 줄일 타이밍을 보고 있다. 금리인하 조치는 중단되고, 기업의 생산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각종 정책이 발표되는 모습이다.

정책금리는 변화가 없지만, 시중금리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없음을 예견하고 먼저 위쪽으로 움직이는 양상을 띤다. 금리인상기가 도래함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을 눈치 챈 외국인 자금이 더해져 주가는 상승탄력을 받는 상황이 됐다.

시중 자금들, 특히 채권시장에 있던 큰 자금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유입되어 개별주가도 움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교과서적으로는 금리상승기에 주가는 상승하고 반대의 경우 하락하는 대체성을 띠고 있지만, 그것보다는 경기의 움직임에 따른 추세 인식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한다.

38일간 13조원 규모로 지속된 외인들의 순매수 행진과 더불어 자본조달시장도 웅크렸던 기지개를 켤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오래 침체했던 자본조달시장, 즉 기업공개(IPO)의 움직임도 재개되려는 조짐이 보이는 것이다.

'대어(大魚)급' 종목이 끊겼던 IPO 업계는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로템이 3년 만에 최대규모의 IPO(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있어서 반가운 기색이 역력하다. 올해 신규 상장된 종목 10개 중 8개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극심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동양증권 사태와 같은 일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도 시장 침체 막바지에 나타나는 징후라는 일부의 낙관적인 해석조차 예사롭지 않은 요즘이다. (산업증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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