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성규 변명섭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금융투자협회로 이전을 서두르고 있지만,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다.

금투협은 공간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데다, 노동조합 역시 금융위 이전 반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위원장 면담까지 요청해 놓은 상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투협 노조는 지난 16일 금융위원장 앞으로 내용증명 서신을 보내 금융위원회의 금투협 이전과 관련한 면담을 요청했다.

금투협 노동조합은 내용증명을 통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오는 22일까지 면담일정을 노조측에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다.

금투협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가 금투협 이전 계획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고 있고 노조는 분명히 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면서 "면담 요구 답변 시한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을 경우 집회 등을 열어 반대운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 이전은 실무자선에서 논의되는 사안이기 때문에 금투협 노조가 김 위원장을 면담한다는 것은 받아들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 금투협 뿐 아니라 어떤 금융기관의 어떤 노조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위원장을 면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 금융위의 입장이다.

금융위의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 이전과 관련해 세부적인 사안을 위원장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며 "실무자선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제를 노조가 위원장과 만나 논의해 보겠다는 발상 자체를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투협 사측도 금융위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는 하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이전을 반대하는 기류인지에 대해서는 판단을 보류하고 있다.

금투협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현실적으로 금융위가 들어올 입주공간이 없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며 "반대다 아니다를 떠나서 현실적으로 입주할 공간이 없다는 점을 금융위 측에도 분명히 밝혔다"고 강조했다.

당초 금융위는 금투협에 5개층 정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과정에서 4개층 정도를 사용하고 일부 금융위 인원은 다른 건물에서 업무를 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금투협 직원은 총 250명가량으로 금투협 건물 23개 층을 쓰고 있다. 이 중 외부에서 입주한 회사는 자본시장연구원과 KTB자산운용, FN가이드 등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이 3개 층을 쓰고 있고 KTB자산운용이 2개층, FN가이드가 1개 층을 각각 활용하고 있다.

금융위가 금투협 건물로 입주하기 위해서는 현재 입주해있는 이들 회사를 내보내는 방법 밖에는 없다.

3개 입주사들은 기본적으로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한 일방적으로 나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금투협 한 관계자는 "금투협은 이들 입주사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계약만료 3개월 전에는 계약해지를 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지만 입주사들은 자신들이 쫓겨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단히 부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sglee@yna.co.kr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