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이달 말 자동차보험료를 2%가량 인하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형 손보사들도 관련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자동차보험료 인하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쳐 이달 말까지 결정할 예정이다. 현대해상과 LIG손보, 메리츠화재도 검토 중으로 대형 손보사들이 선제적으로 보험료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대형 손보사들의 보험료 인하 움직임은 손해율 하락에 따른 실적 개선과 금융당국의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 2010년 말 보험료율 합리화와 보험금 누수 방지를 위한 '자동차보험 종합대책'을 마련한 이후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0년 12월 81.5%에서 지난해 12월 74.9%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10년 4~12월 1조3천억원 적자에서 작년 같은 기간 3천억원 적자로 자동차보험 실적도 개선됐다.

특히 금융당국 수장이 직접 자동차보험료 인하 기대감을 표명하고 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자동차보험료 인하와 관련해 "손해보험사들은 정부의 제도 개선에 따라 구조적으로 손익 개선이 이뤄졌다"며 "경영 여건 개선이 금융 소비자를 위한 보험료 인하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는 만큼 조만간 업계 자율적으로 이런 노력이 가시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형사들은 대형 손보사들이 보험료 인하에 나설 경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대형 손보사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 이탈 방지 및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서는 보험료 인하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자동차보험 전업사의 경우에는 부담이 더 크다. 오프라인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이익 기준이 70% 초반인 것과 비교해 온라인 전업사는 70% 중반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전업사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보험회사의 경우 대형 손보사와는 다른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부문에서 적자가 나면 투자수익부문에서 상쇄할 수 있지만, 온라인 전업사는 그렇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손해율 안정으로 지난해 흑자로 전환됐지만, 계절적 요인에 따라 손해율이 다시 80%를 웃돌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로 영업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료 인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보사의 실적 개선에는 자동차손해율 하락과 함께 운용자산 증가에 따른 투자수익부문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운용자산 규모가 큰 대형 손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은 이러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투자영업부문에서 적자가 나면 보험영업부문에서 메워주려고 보험료 인상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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