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3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했다.

국채 가격은 긍정적 국채입찰에도 Fed가 예상보다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하락했다.

달러화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Fed의 경기 평가에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이날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시장의 예상대로 매달 85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Fed는 성명을 통해 미국 경제가 계속해서 '완만한' 속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고용시장은 '일부 추가적인 개선'이 관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Fed는 또 "가계 지출과 기업 고정투자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택부문의 회복세는 최근 몇 달 사이에 다소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FOMC 성명은 지난달과 대부분 유사했으나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다소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9월 성명서에 등장했던 모기지 금리 상승과 금융 경색 우려는 성명서에서 빠졌다. Fed 정책분석가들은 내년 3월 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Fed 전문기자 존 힐센래스도 올해 12월에 테이퍼링이 시작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올해 열린 7차례 FOMC 회의에서 모두 반대표를 행사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고용지표는 실망스럽게 나왔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민간부문 고용은 13만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15만명을 하회한 것이다.

미 노동부는 지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2% 올랐다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9월 소비자물가는 0.1%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 0.2% 상승을 밑돌았다.

◆ 주식시장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자산매입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61.59포인트(0.39%) 하락한 15,618.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날보다 8.64포인트(0.49%) 밀린 1,763.31에 끝났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1.72포인트(0.55%) 떨어진 3,930.62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FOMC 정책 결정을 앞두고 Fed가 비둘기파적 성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으로 소폭의 상승세로 출발했다.

장 중반께 지수는 약세로 돌아섰으며 현재 수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하겠다는 정책 성명이 발표된 후 주가는 낙폭을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거래일 동안 주가가 올랐다면서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전날 다우지수와 S&P지수는 사상 최고치로 마쳤다.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분기실적을 발표한 것에 힘입어 3% 넘게 올랐다.

소셜네트워킹사이트인 링크드인은 월가의 예상을 상회하는 순익과 매출을 발표했다. 업체는 그러나 4분기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의 예상을 밑돌아 주가는 9% 넘게 밀렸다.

◆ 채권시장 = 미국 국채가격은 긍정적 국채입찰에도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경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아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6538)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날보다 7/32포인트 떨어졌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3bp 오른 연 2.534%를 기록했다.

30년만기 국채가격은 전장보다 17/32포인트 낮아졌고, 수익률은 2bp 높아진 3.639%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수익률은 전날보다 2bp 상승한 1.312%를 보였다.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나온 고용과 인플레이션 지표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조기 단행할 이유가 없음을 확인시켰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290억달러 어치의 7년만기 국채를 입찰했다. 국채입찰 뒤 국채가격은 상승폭을 확대했다.

낙찰금리는 연 1.870%였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저치이다. 응찰률은 2.66배를 나타내 지난 6차례 평균인 2.58배를 상회했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2.3%를 기록해 지난 평균인 43.0%를 소폭 하회했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23.9%를 보여 2년여 만에 최대를 나타냈다. 지난 평균은 18.8%였다.

이후 국채가격은 FOMC 성명이 나온 뒤 반락했다. 성명이 예상 수준에 머문데다 일부 거래자들의 예측보다 덜 비둘기파적이었다는 분석으로 이익실현 매물이 나온 때문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ed가 시장의 예상보다 경제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접근했다면서 대부분의 거래자가 Fed가 더 비둘기파적일 것이라는 기대로 최근 수주 동안 국채를 사들였기 때문에 Fed가 이날 경제에 대해 더 낙관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고 말했다.

한 시장관계자는 "이날 Fed가 내년 초에 다시 불확실성을 증폭할 가능성이 있는 연방정부 기능 폐쇄와 디폴트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 것이 국채가격 하락을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상하원이 초당적으로 구성한 예산콘퍼런스위원회를 구성했으나 내년 1월15일까지 예산안이 편성되지 않아 연방정부가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내년 2월7일까지 부채한도 증액이 타결되지 않아 디폴트를 맞을 위협이 있음에도 Fed가 아무런 우려를 나타내지 않은 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부연했다.

시장은 예산안과 부채한도 증액 미타결에 대한 우려 상존으로 Fed가 내년 3월까지 양적완화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 외환시장 = 미국 달러화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연방준비제도(Fed)가 밝혀 유로화와 엔화에 상승했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달러당 98.51엔에 거래돼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98.18엔보다 0.33엔 높아졌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유로당 1.3735달러에 움직여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745달러보다 0.0010달러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 유로당 135.32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34.95엔보다 0.37엔 올랐다.

달러화는 FOMC 성명 발표 전 미국의 고용지표가 실망스러운 데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화돼 엔화에 오름폭이 제한됐다.

유로화는 스페인 경제가 9개 분기 만에 경기 후퇴에서 벗어났다는 소식으로 달러화와 엔화에 장중 강세를 유지했다.

스페인 통계청은 이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가 전기대비 0.1% 증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후 2시로 예정된 FOMC 성명 발표를 앞두고 장중 내내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이어졌다.

FOMC 성명이 나온 뒤 달러화는 엔화에 상승폭을 확대했고 유로화에 반등했다. 성명이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으나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Fed가 밝혀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이익실현 매물이 나왔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FOMC 성명 뒤 달러화 환율이 급변동했으나 달러화가 98.79엔이라는 저항선에 막혀 추가 상승이 저지됐다고 풀이했다.

이들은 미국의 경제활동이 개선되고 있다는 FOMC 성명이 달러화 강세를 지지했다면서 양적완화 유지에도 경기 개선을 밝힌 FOMC 성명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양적완화를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일 수 있다는 우려를 부추겼다고 말했다.

◆ 원유시장 = 뉴욕유가는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여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43달러(1.5%) 낮아진 96.77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6월 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10월25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410만배럴 증가한 3억8천390만배럴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플랫츠의 조사치 350만배럴 증가를 웃돈 것이다.

주간 휘발유 재고는 170만배럴, 정제유 재고 역시 310만배럴 각각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은 휘발유 재고가 150만배럴 늘어났을 것으로, 정제유 재고는 310만배럴 하락했을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전날 장 마감 뒤 미국석유협회(API)는 같은 기간 미 원유재고가 590만배럴 급증했다고 밝혔다.

지난주 정유사들의 설비가동률은 1.4%포인트 상승한 87.3%였다. 이는 애널리스트들의 예측치를 0.1%포인트 상회한 것이다.

에너지 재고 발표에 앞서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유가에 하락압력을 가했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성명이 예상 수준을 넘어서지 못했다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이전보다 더 비둘기파적일 것으로 예상했던 세력들의 이익실현 매물로 뉴욕증시가 낙폭을 확대해 유가도 하락폭을 늘렸다고 풀이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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