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탄 상대적 유리…몸 단 GS-LG 연합군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창 기자 = STX에너지 매각 주체인 오릭스코퍼레이션과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인수전에 참여한 세 후보와 개별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클로징 리스크'가 가장 큰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

오릭스 측은 여전히 '진술과 보증(Representations and Warranties. R&W)'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오릭스는 STX에너지 지분 인수를 통해 최대주주가 된 지 얼마되지 않아 실사 및 인수 후에 불거질 수 있는 우발채무 등에 책임지기 싫다는 것이다.

당초 오릭스가 R&W 조항을 없애는 안을 제시했다가 후보들의 반발로 철회했었다. 그러나 여전히 협상에서 매각 후 책임 부분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상황은 삼탄에 유리한 것으로 1일 M&A 업계는 평가했다. GS에너지-LG상사[001120] 컨소시엄, 포스코에너지와 달리 의사결정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GS에너지도 비상장사이지만 GS[078930]가 지분 100%를 보유한 대주주로 있어 역시 M&A 리스크를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고 포스코에너지(POSCO[005490] 지분 100% 보유)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상장사의 경우 인수계약 후라도 우발채무 등 부실이 불거질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 특히 그룹 전체가 재무개선에 집중하는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더 민감하다.

세 후보 모두 8천억원 이상의 비슷한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오릭스 입장에서는 더욱 '클로징 리스크'를 중요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이번 딜에 정통한 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탄은 유상덕 회장의 결정이 절대적이지만 상장사는 주주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특히 포스코에너지는 대주주인 포스코의 재무 상황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24일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STX에너지가 북평 석탄 화력발전을 보유해 인수시 석탄발전 사업을 4~5년 앞당겨 할 수 있다"면서도 "재무건전성을 유지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무리하게 인수하지는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삼탄도 안심할 수는 없다.

웅진케미칼 인수에 실패한 GS와 LG그룹이 STX에너지 인수에 적극적이다. GS그룹은 일찌감치 타기업 인수를 통한 성장동력 확보를 천명했고 LG그룹도 부쩍 M&A에 신경을 쓰고 있다.

GS에너지가 컨소시엄을 주도하지만, 아직 LG상사와 투자비율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유연탄 등의 공급을 노리는 LG상사가 경영권도 아닌 지분 인수에 너무 큰 부담을 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LG상사도 STX에너지 지분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양측은 삼탄보다 컨소시엄 내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단계를 하나 더 거쳐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M&A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인수 가격이 비슷하고 자금 동원력에도 큰 차이가 없다면 오릭스로서는 당연히 매각계약 후 시끄럽지 않은 인수후보를 선택할 것"이라며 "삼탄이 일단 유리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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