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씨티은행이 행담도개발 지분 처리를 앞두고 속병을 앓고 있다. 9년 전 맺은 악연을 겨우 청산하려는 시점에서 난데없이 특혜 시비가 또 불거졌기 때문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의 최종 승인을 앞둔 씨티은행의 행담도개발 지분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행담도개발 지분 90%를 950억여 원에 맥쿼리에 매각하는 이번 계약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이튀어나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미경 의원(민주당)은 최근 배포한 국정감사 자료에서 연매출 300억 원에 연간 100억 원의 이익이 기대되는 행담도개발의 헐값 매각을 공사가 서둘러 승인하는 배경이 뭐냐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1천100억 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한 2-2단계 개발 의무를 풀어주는 것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국정감사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지자 도로공사 이사회는 지분을 펀드에 매각하는 데 따른 문제점, 사업협약 해지에 따른 특혜시비, 민자휴게소에 대한 관리 방안 등을 재검토하라며 안건 접수를 보류했다.

씨티은행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05년 정권 특혜시비를 거치며 사장이던 김재복씨가 구속되기도 했던 행담도개발은 1999년 설립 이후 2008년까지 한 차례도 당기순익을 거두지 못했다. 2009년 들어 처음 흑자 전환됐고 최대 순익을 올린 2011년도 20억 원에 못 미쳤다.

이 과정에서 씨티은행은 행담도개발의 8천300만 달러 외화채권 발행을 맡았다가 불완전판매 논란이 불거져 전액 인수 뒤 출자 전환했다.

예기치않게 지분 90%를 획득해 대주주가 된 씨티은행은 전임 경영진과의 각종 소송 끝에 사업장을 정상화하고 올해 지분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란의 배후에는 치열했던 행담도개발 인수자 선정 협상의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 8월 맥쿼리와 동원그룹을 상대로 최종인수자 선정 협상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동원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맥쿼리로 결정됐다.

한편, 도로공사는 맥쿼리가 담당한 펀드가 국내 연기금 9곳으로 구성된 데다 20년만기 폐쇄형이어서 휴게소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면 재보고 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2-2단계와 관련된 사업협약 해지는 지난 2010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된 사항"이라며 "휴게소 정상화도 최근에야 이뤄져 헐값매각 논란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지분매각을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근거없는 의혹이 불거져 당혹스럽다"며 "민간 회사의 지분 매각에 특혜가 끼어들 소지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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