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2035년까지 100만개 일자리 추가 창출. 성장률 최대 1%p 상승효과, 신규 투자 2조달러.' 셰일가스 개발이 향후 미국 경제에 미칠 효과를 예측한 수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부터 세계적 리서치 기관, 미국 정부까지 셰일 에너지 혁명이 앞으로 미국 경제의 르네상스를 견일할 것이란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우리는 향후 100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며 "셰일가스 개발로 향후 10년간 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미국이 전역에서 뿜어져 나오는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기반으로 금융위기 이후 경기 침체국면에서 벗어나는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일부 전문가는미국이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다시 설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셰일 붐'…얼마나 나오길래 = 셰일(Shale)은 바다 등에서 퇴적된 진흙이 단단한 암석으로 변한 것을 일컫는 말로 셰일층은 지하 2㎞~4㎞ 구간에 존재한다.

셰일층에는 가스와 오일 등 화석 에너지원이 존재하는 데 이를 각각 셰일가스와 셰일오일(혹은 타이트 오일)이라고 부른다. 셰일가스가 대표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셰일오일도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셰일 에너지는 전세계 곳곳에 매장되어 있지만, 아직은 수평시추와 수압파쇄법 등의 기술을 발전시켜온 미국에서 대부분 생산된다. 미국은 세계 셰일가스 생산량의 91%를 차지하고 있다.

 

 





<전통에너지vs셰일에너지 분포 및 시추 방식 비교. 자료인용:텍사스 A&M대학>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10년 10bcf(billion cubic feet) 남짓이던 셰일가스 하루 생산량은 올해 30bcf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올랐다.

엔젤리나 라로즈 EIA 천연가스 분석 팀장은 "2005년 셰일가스 생산은 총 천연가스의 1% 미만이었지만 올해 6월 기준 43%까지 올랐다"며 "2007년부터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한 이후 그야말로 놀라운 성장을 보였고, 오는 2040년까지 비중은 50%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내 원유 생산량도 지난 2008년 하루당 500만배럴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약 720만배럴까지 급증했다. 셰일오일 생산이 하루평균 50만배럴 수준에서 올해 6월 기준 250만배럴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다.

 

 





<미국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생산량 추이. 자료인용 : EIA>

▲셰일 혁명이 바꿔놓은 美 경제 = 환경오염 우려 등 일부에서 비판도 제기되고 있지만, 셰일 에너지 혁명은 이미 미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IHS글로벌인사이트(GI)에 따르면 셰일가스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일자리가 2010년 기준 60만개, 신규 투자자금이 330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이미 고용과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에너지 수입이 급감하면서 미국의 무역적자 축소에도 일조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05년 총 원유 소비량의 60%를 수입했지만,2011년 이 비중이 45%로 줄어들었다. 하루평균 원유수입량은 2005년 약 1천만배럴에서 올해 상반기 750만배럴 가량으로 급감했다. 천연가스 수입량도 2007년 4.3tcf(trillion cubic feet)에서 지난해 3.1tcf까지 30%가량 줄었다.

미국의 GDP대비 에너지 분야 무역적자는 2008년 2.7%에서 지난해 1.9%까지 떨어졌다.

미국이 셰일가스의 수출을 허용하기 시작한 만큼 에너지 순수출국으로 등극할 수 있을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미 정부는 지난 2011년 LNG 수출 허용 방침을 밝혔고 올해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도 수출을 승인했다. 9월 현재 기준 21개 프로젝트에서 FTA 대상국으로 수출이 승인됐고, 사빈패스 등 4개 프로젝트에서는 비 FTA국가로 수출도 허가됐다.

EIA는 천연가스는 2019년경 순수출로 돌아서고, 경우에 따라 2030년 중반부터는 원유도 수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세일 에너지 개발은 또 에너지 가격의 하락을 견인하면서 미 경제 전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이다.

더그 레게이트 뱅크오브아메리가(BoA) 메릴린치 미국 에너지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가스 가격이 '붕괴' 수준으로 급락했다"며 "미국 기업들은 세계 어느 곳보다 싼 에너지를 향유하고 있으며 석유화학업체의 수출을 증가시켜 지속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천연가스 가격(헨리허브 가격 기준)은 2008년 8~9달러/MM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양)선에서 최근 3~4달러/MMbtu까지 내렸다. 지난해에는 2달러/MMbtu 아래까지 떨어져 생산량 조절을 위해 일부 광구가 시추를 중단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가스 가격 하락으로 미국 내 발전연료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18%에서 지난해 29%로 늘었고, 도매전력가격은 69.5달러/Mwh(megawatt-hour)에서 31.2/Mwh달러까지 하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미국 국가보고서에서 "가스 시추 등이 지난해 미국 GDP에 직접적으로 미친 영향은 0.1%p 정도지만, 에너지 가격의 하락은 국내 산업에 비교 우위를 제공하고, 내수도 촉진했다"고 진단했다.

▲셰일, '신성장 엔진' 기대 = 셰일 에너지 개발이 향후 수십 년간 미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속속 제기된다.

GI는 2010년 기준 60만개 수준인 셰일가스 관련 일자리가 2035년에 160만개로 100만개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GI는 또 같은 기간 총 1조9천억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이 관련 산업에 신규 투자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스 시추는 물론 운송을 위한 파이프라인 증설, 수출 터머널 건설 등 신규투자가 필요한 분야가 늘려있다.

EIA에 따르면 현재 미국내에서 진행 중인 가스 파이프라인의 증설이나 신설 건수만 52건에 달한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오는 2035년까지 매년 2만9천767㎞의 셰일가스 포집·이송을 위한 파이프를 신규 설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다우케미컬, BASF 등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도 값싼 셰일가스를 바탕으로 에틸렌 등을 제조하는 에탄크래커 증설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미국화확연합회(ACC)는 미국 기업이 오는 2020년까지 717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ACC 미 셰일관련 석유화학산업 투자계획 및 수출전망, 자료인용:LG경제연구원>

이 같은 연계 효과를 바탕으로 세일 에너지 개발은 미국의 향후 성장률 제고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게이트 BoA 수석 애널리스트는 "셰일가스와 오일 개발에 따른 에너지 자립은 유럽이나 일본에 비해 미국 경제에 지속적인 강점을 제공할 것이다"며 "현재와 같은 에너지 가격의 차별화가 유지된다면 유럽과 비교해 미국의 성장률을 매년 1.5%p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에너지 자립으로 미국 경제의 고질적인 위험요인인 달러가치와 유가와의 악순환도 관계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로즈 EIA 팀장은 "원유 및 가스생산에 대한 EIA의 긍정적인 전망 시나리오에 따르면 셰일가스 개발이 2040년경 미국의 GDP를 1%p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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