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셰일 에너지 혁명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이미 현실이 됐다.

미국은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개발에 따른 생산량 급증으로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으로 우뚝섰다. 또 낮은 에너지 가격을 바탕으로 석유화학 등 관련 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제 시선은 미국발(發) 셰일 혁명이 얼마나 빨리, 얼마나 강하게 다른 지역으로 뻗어나갈 수 있을지에 맞춰지고 있다.

셰일 에너지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 특히 중국은 셰일가스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으며, 셰일오일 매장량도 3번째로 많다.

빅터 지카이 가오 중국 국영국제연구소 이사는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혁명의 첫 번째 물결은 미국에서 시작됐고,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본다면 두 번째 물결은 중국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셰일 에너지…어디에 얼마나 있나 =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등 세일 에너지의 폭발력에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분포된 지역이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셰일가스는 전 세계에 7천299tcf(약 207조㎥), 셰일오일은 3천450억배럴(이상 가채매장량 기준)이 매장되어 있다.

 

 





<글로벌 셰일가스 및 오일 분포 지도. 자료:EIA>

먼저 셰일가스의 최대 매장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1천115Tcf로 665tcf의 미국(4위)보다 두배 가까이 많다. 중국에 이어 아르헨티나(802tcf), 알제리(707tcf), 미국, 캐나다(573tcf) 순으로 보유량이 많다.

멕시코와 호주, 남아프리카, 러시아, 브라질 등도 10위권 안 보유량을 자랑한다.

셰일오일은 러시아가 750억배럴로 보유량이 가장 많다. 미국이 580억배럴로 2위다. 이어서 중국(320억배럴), 아르헨티나(270억배럴), 리비아(260억배럴) 등이 주요셰일오일 매장국으로 꼽힌다.

▲잠자는 사자 中…포효할까 = 매장량 규모에서 확인할 수 있듯 셰일 에너지 혁명의 차기 주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셰일가스 개발에 관한 제12차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오는 2015년까지 셰일가스 생산량을 65억㎥까지 늘리고, 2035년까지 중국내 가스 생산의 62%를 셰일가스로 충당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9년 미국과 셰일가스 개발 협력을 위한 정상간 MOU를 체결했다. 또 셰일가스를 석유나 가스가 아니라 '신 광물'로 분류해 민간기업이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었고, 지난해에는 셰일가스 개발 업체에 대해 0.4위안/㎥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북미지역 셰일가스 개발 직접 진출도 활발하다. 현지 기업 인수 등을 통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하겠다는 복안이다. 대표적으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올해초 캐나다 석유기업 넥센(Nexen)의 미국내 자산을 무려 151억달러에 인수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중국은 또 국내 셰일가스 개발을 위해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외국기업의 독자적인 개발을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자국기업과 합작으로 형식으로 셸과 엑슨모빌, 세브론, 체사피크 등 메이저 회사들의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중국 셰일가스 주요 셰일가스 매장 지역. 자료인용:경기개발연구원>

수자원 부족과, 파이프 라인 미비 등인프라의 차이로 개발이 순조롭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역시 강하다.

중국의 셰일가스는 주로 지하 4~6㎞에 위치해 미국(지하 2~6K㎞)보다 깊고, 대부분이 물이 부족한 사막지역에 있는 점도 불리한 요인이다. 이밖에 지하자원에 대한 소유권이 모두 정부에 있어 민간의 개발 유인도 미국만큼 크지 않다.

중국도 이런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때문에 무리하게 진행하기보다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가오 이사는 "중국은 물이 부족하며 오염문제도 있다. 셰일가스가 많이 매장된 지역은 고도가 높아 개발시 물이 오염된다는 우려도 있다"며 "중국과 미국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셰일가스는 중국에 보너스 같은 개념으로 없어도 살겠지만 개발된다면 삶의 질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라며 "급하게 개발할 필요는 없고, 미국의 상황의 신중하게 따라가면서 장점과 단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중국은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문제의 핵심을 알아내며 셰일가스를 개발할 가장 좋은 방법을 찾고 있다"며 "중국에서 개발이 시작된다면 그 규모는 미국 이상으로 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글로벌 셰일 에너지 개발 동향은 = 중국 이외에 관심을 끄는 지역은 러시아다. 러시아 셰일가스 매장량이 많지 않지만, 셰일오일은 가장 많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는 전통 원유 및 가스의 주요 생산국으로서 셰일가스 등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가스 지배권 약화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러시아 경제개발부는 올해 북미 셰일가스 수출 증가에 따른 가격 경쟁이 가즈프롬(국영 가스기업)의 수출가격 인하를 압박할 것이라며,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도 셰일가스에는 시큰둥한 반면 셰일오일 개발에는 적극적이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로스네프트가 엑슨모빌과 서시베리아의 셰일오일 공공개발 계약했고, 노르웨이 국영 석유회사 스타토일과 셸도 셰일오일을 탐사중이다.

러시아 정부는 셰일오일 생산량을 오는 2020년까지 하루당 200만배럴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전 세계 곳곳에서 셰일 에너지 개발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남미지역은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이다. 가채매장량 2위의 아르헨티나와 멕시코 등이 대표적이다.

유럽에서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동유럽 국가들이 셰일가스를 러시아에 대한 가스 의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보고 적극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프랑스나 스위스 등 환경오염 우려를 이유로 아예 개발을 법적으로 금지한 곳도 있다.

북미지역 이외의 셰일가스 개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는회의적 시각도 많다.

대구 세계에너총회에 참석한 진 마리 도거 GDF수에즈 부회장은 "북미와 같은 셰일혁명이 일어나려면 호의적 지리학적 여건, 적정 인구밀도, 충분한 수자원 등의 조건이 필요하다"며 "또한 대대적인 가스 네트워크도 '이미' 갖춰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석유 및 가스 관련 서비스가 이미 충분히 갖춰져 있었지만, 이런 요건을 갖춘 곳이 미국 외 얼마나 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틴 휴스턴 영국 BG그룹 최고업무책임자(COO)도 "북미 셰일혁명의 속도가 근시일 내에 다른 나라에서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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