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지형 바뀐다③>셰일, 게임 체인저 or 버블
<에너지 지형 바뀐다③>셰일, 게임 체인저 or 버블
  • 오진우 기자
  • 승인 2013.11.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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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북미에서 시작된 셰일혁명은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다."

제라드 메스트랄레 GDF 수에즈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월 대구에서 열리 세계에너지총회에 참석해 셰일가스 개발로 시작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이같이 단언했다.

미국은 셰일가스 및 셰일오일 개발로세계 최대의 원유 및 가스 수입국에서 최대 생산국으로 탈바꿈했다. 중동과 러시아 등 기존 산유국의 지배력까지위협하고 있다.

셰일 에너지 등장으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장기적으로 원유에서 가스 위주로 재편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셰일 에너지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으며 현재의 붐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셰일 에너지 개발의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동ㆍ러 패권 위협하는 美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의 원유와 가스 생산량이 하루 2천200만배럴에 달해 러시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에너지 생산국으로 올라섰다고 보도했다. 셰일가스와 셰일오일 생산량이 급증한 덕분이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당장 미국은 에너지 수출국으로 변모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이 오는 2019년 가스 순수출국으로 돌아서 2040년에는 전체 생산량의 12%(약3.6Tcf)를 수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EIA는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2030년대 중반부터 원유도 순수출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가스 및 원유 생산 및 소비, 수출입 전망. 자료 : EIA>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셰일가스 개발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경우 가스가 전세계 에너지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0년 21%에서 2035년 25%로 높아지고, 석유 비중은 32%에서 27%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동과 러시아 등 기존의 산유국의 에너지 패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지난 6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상반기 정례회의는 중동의 긴장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회의에서는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른 원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됐다. 결국 생산량을 동결하기는 했지만, OPEC은 셰일가스 영향분석 특별위원회를 설치키로 했다.

지난해 말 "셰일가스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던 압둘라 엘-바드리 OPEC 사무총장은 "(셰일이)원유 공급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면밀하게 검토중"이라고 말을 바꾸며 커진 우려를 드러냈다.

 

 





<셰일가스 시추 리그(Rig)위로 펄럭이는 성조기>

러시아도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러시아가 대 유럽 가스 수출에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개발로 그동안 미국에 공급되던 카타르 등 중동지역 LNG가 유럽으로 공급되고, 미국에서 설 자리를 잃은 석탄이 유럽으로 수출돼 가스 발전 수요를 대체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올해 7월 가스 수출국 포럼에서 "셰일가스는 전통가스에 비해 경쟁력이 없을 뿐 아니라 환경 파괴를 유발한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유다.

▲셰일 에너지 버블일 가능성은 = 셰일가스 등 셰일 에너지의 미래에 대해서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의 피터 보저 최고경영자(CEO)는 대구 세계에너지총회에서 "지금 개발되고 있는 셰일 에너지는 미국과 중국의 국내 수요를 일부 충당할 뿐 혁명으로 발전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놨다.

지하수 오염이나 지진발생 가능성 등 환경문제와 채산성 악화, 전통 유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빠른 광구당 생산량 감소 등이 비관론의 핵심이다.

특히 셰일가스의 경우 급격한 생산 증가에 따른 가격 급락으로 생산을 중단하는 광구도 속출하는 등 이미 수익률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기도 하다.

셰일가스 손익분기점은 4달러/MMbtu(25만㎉의 열량을 내는 가스양) 정도지만, 가스 값은 지난해 2달러/MMbtu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도 3~4달러/MMbtu 선에서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12년까지 가파르게 늘어나던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도 올해부터는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셸이 이달초 텍사스 이글포드 지역의 광구를 매각하는 등 주요 기업의 투자 철회 사례도 속속 나타났다.

▲낙관론 여전히 우위…기술 발전 중 = 비관론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셰일 에너지의 긍정적인 미래를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현지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환경오염 문제나 수익성 등은 새로운 기술개발로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크리스틴 에릭 이코노미디스 텍사스 A&M대학 석유공학과 교수는 지하수 오염 문제에 대해 "지하수층은 수백 피트 아래에 있고 셰일층은 1만피트를 더 내려가야 있다"며 "지하수층이 셰일층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한번도 보고된 적이 없고, 수압파쇄 때 첨가하는 화학물질도 '구아'라는 인디언이 먹던 식용 콩에서 나온 것으로 인체에 해로운 물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 물을 사용하지 않고 셰일가스를 채굴하는 등 향상된 채굴 방식도 꾸준히 발달하고 있다.

에릭 교수는 "현재 수압파쇄법 시행시 발생하는 미미한 지진파가 셰일 에너지 개발 효율을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며 "셰일 에너지 개발기술 향상 여지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가격도 회복 기대…가채량 '무궁무진' = 수익률 확보에 대해서도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 등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텍사스에 위치한 수압파쇄 전문기업 일리&어소시에이트(Ely&Associate)의 댄 라일리 파트너 컨설턴트는 "지금까지 개발이 너무 성공적이어서 가스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오일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다"며 "가스 가격 문제도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수출이 본격화하면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美 중장기 천연가스 가격 전망. 자료 :EIA>

정만진 미국 셈프라LNG(SempraLNG) 수석엔지니어는 "미국이 장기적으로 가스 국내 소비량의 약 20%, 연간 1억톤까지 수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경우 가격이 6달러/MMbtu 정도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LNG 배가 개발 중이고, 미국에서는 2017년부터 LNG 기차도 운행될 예정이다"며 "LNG의 수요는 충분히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탐사를 거듭할수록 확대되는매장량도 셰일 에너지의 장밋빛 미래를 뒷받침하고 있다.

EIA의 2013년 발표에 따르면 셰일오일의 가채매장량은 3천450억배럴로 전 세계가 10년을 쓸 수 있는 양이다. 셰일가스 가채매장량은 7천299tcf(약 207조㎥)로, 현재 사용량 기준 전 세계가 60년 이상 쓸 수 있는 양이다. 셰일오일 매장량은 2011년 탐사에 비해 10배가 늘었고, 셰일가스 매장량은 10% 증가했다.

세일오일은 러시아가, 셰일가스는 중국이 가장 많은 가채매장량을 보유한 나라다. 중국 등이 개발에 가세하면 파급력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빅터 지카이 가오 중국 국영국제연구소 이사(전 중국해양석유총공사 부사장)는 "너무 가까이 왔기 때문에 전체적인 영향력이 어느정도인지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에너지 혁명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에너지 자립은 여러 에너지 수출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전세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jwo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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