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규제 효과로 단기외채비중 10년래 최저치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오히려 우리나라의 대외채무능력을 가늠하는 외채건전성 지표들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다.

대외적인 금융불안으로 외환당국이 선제적으로 자본규제 조치를 강화한 이후 금융기관, 특히 외국계은행 서울지점의 단기차입금이 줄어들면서 불안요인이었던 단기외채가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금융기관들이 기존 단기차입을 중장기차입으로 전환하면서 단기외채가 감소한 측면도 크다. 이에 따라 외채건전성 지표로 사용되는 단기외채비중과 단기외채비율이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단기외채를 총외채로 나눈 단기외채비중은 2001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총외채는 3천984억달러로 전년대비 390억달러 증가했다.

그러나 단기외채는 1천361억달러로 전년대비 38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외은지점의 단기차입금은 작년 일년새 151억달러나 급감했다.

외은지점의 단기차입금은 작년 1.4분기 말 646억달러까지 급증했으나 2분기 말 618억달러, 3분기 말 447억달러로 감소한 뒤 작년 말에는 412억달러까지 줄었다. 외은지점의 단기차입금 잔액은 지난 2006년 2분기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또 국내은행의 단기차입금도 작년 4분기에만 31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의 단기차입금 축소가 고스란히 단기외채 감소로 이어지면서 단기외채비중과 단기외채비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단기외채비중은 2011년 말 기준으로 34.2%로 떨어지면서 지난 2001년 말의 33.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또 대외적 외채건전성 지표인 단기외채비율도 44.4%로 2006년 2분기 42.6%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선물환 규제와 김치본드 규제 등 정책당국의 각종 자본규제 조치가 현실적으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도 "작년 상반기 큰 폭으로 증가하던 외채규모가 하반기에 정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채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건전성 규제의 영향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장기외채를 단기외채로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부는 "앞으로도 외채 추이,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대외건전성과 관련된 위험요인에 대해서는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외채건전성이 개선되면서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도 축소되고 있다.

HSBC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0년 이후 자본규제 조치를 통한 한국 정부의 구조적인 단기외채 감축 노력과 외환보유액 증가 등으로 최근 원화의 환율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다"며 "국내총생산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2006년 이후 최저치를 보이면서 원화 변동성이 다른 아시아통화의 평균 변동치를 하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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