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전망 의구심 여전



(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협상 타결 소식에 유로화가 달러화와 엔화에 대해 크게 올랐지만, 유로화 강세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 이미 그리스 협상 타결을 선반영한데다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내용도 예상했던 것과 비슷해 유로화를 끌어올릴 모멘텀으로 작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메이 스미노 도쿄미쓰비시UFJ은행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21일 시장에서 이미 그리스 협상 타결을 선반영했기 때문에 유로화 상승세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일본계 은행 선임 딜러도 그리스가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의견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환율의 상승폭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로열뱅크오브스코트랜드(RBS)의 글로벌 뱅킹 & 마켓의 외환 헤드인 예스퍼 바그만은 시장 참가자들이 그리스 정부와 민간 채권단의 국채교환 등 다음 일정에 대해 우려할 것이라며 유로화 크로스 통화들의 상승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트아그리꼴(CA) 외환부문 전무는 "투자자들이 그리스 소식에 반응한 이유는 단지 그리스 구제금융이 타결됐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그리스 구제금융에 합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기 때문에 극적인 타결 소식 자체에 유로화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는 분석이다.

심지어 유로화가 장기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미쓰비시 UFJ 은행의 우치다 미노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 합의에도 유로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할 것"이라며 "그리스 구제금융이 결정돼도 유로존 재정위기가 끝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치다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리스 구제금융 지원액이 순조롭게 제공될지에 주목할 것"이라며 "그리스 구제금융 타결 소식에 유로-달러와 유로-엔이 상승한 것은 단지 반사적인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유로화가 상승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신들은 전일부터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에서 그리스 민간 채권단이 국채보유분에 대해 53% 넘는 헤어컷(국채손실)을 수용하기로 함에 따라 12시간 넘게 길어졌던 협상이 성사됐다고 전했다.

2차 구제금융 비용은 애초 예상대로 1천300억유로에 이를 것이며 구제금융으로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오는 2020년 120.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10년에 합의해 그리스에 제공한 1차 구제금융 금리도 인하될 것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그러나 유로존 각국 중앙은행은 국채 교환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유럽중앙은행(ECB)도 그리스 국채 포트폴리오에 대한 이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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