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8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영향받아 강세 시도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CB의 기준금리 인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다음 달 이후 인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던 터라 '깜짝'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한 외신이 ECB의 금융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설문조사한 애널리스트 70명 중 이날 금리 인하를 예견한 경우는 3명뿐이었다.

ECB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는 낮은 물가 상승률과 유로화 강세 등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0.7%로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로화는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확대로 강세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 일정부분 닮은꼴이라는 점에서 ECB의 금리인하로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일부 작용할 여지가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1.0% 밑으로 떨어졌으며 원화 강세 압력도 꾸준한 편이다.

다만, 경기 개선 흐름이 지속되는 데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경기 인식이 다소 낙관적이라는 점에서 당장 기존의 금리동결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장담하기는 어렵다.

ECB의 금리 인하는 채권시장에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하겠지만, 적극적인 베팅을 유도하기는 쉽지 않다. 주말에 나오는 미 고용지표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미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기대 이상으로 나온 가운데 미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도 예상치를 웃돈다면 미 테이퍼링 이슈가 재차 부각될 여지가 있다.

연일 대량 매물을 쏟아내는 국채선물시장의 외국인 행보에 주목하면서 미 고용지표 결과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국고채 주요구간 금리가 박스권 상단의 저항에 부딪히는 상황이라 강세 시도가 꾸준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美 금리·주가 하락 = 미국 국채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 금리인하와 올해 미국의 3분기 성장률 호조에도 4분기 성장에 대한 의구심 증폭으로 상승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하락한 연 2.607%를 나타냈다. 5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8bp 내린 연 1.312%를 보였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연 0.25%로 25bp 내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CB는 하루짜리 대출에 적용되는 한계대출금리도 0.75%로 25bp 인하했다.

올해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를 나타냈다. 이는 2분기의 2.5%와 다우존스 조사치 2.0%를 각각 상회한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의 전격적 금리인하와 GDP 예상 밖 호조에 따른 큰 움직임을 나타낸 뒤 시장은 점차 다음날 발표될 지난 10월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결과를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2.90포인트(0.97%) 하락한 15,593.98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1.90% 급락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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