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보다 재닛 옐런의 청문회나 미국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에 더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금통위가 박스권을 이탈할 만한 재료는 못된다는 분석이다.

다만,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유럽이나 다른 국가들처럼 미국과 반대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지, 테이퍼링 예상 시기는 언제라고 보는지 등에 대한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 동결…박스권 속 외인 주시 = 13일 연합인포맥스의 기준금리 폴에 따르면 국내외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 전문가 20명이 모두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선에서 채권을 운용하고 중개하는 시장참가자들 절대다수도 이달 기준금리가 2.50%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의 이유로 금통위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을 확인하려는 심리와 한국은행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국내 경기 회복세 등을 꼽았다. 수출도 탄탄해 총수요를 늘릴만한 상태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실제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국고채 금리에 외국인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채권 딜러는 "기준금리 동결이 워낙 대세이기 때문에 발표 전 외국인의 움직임을 무작정 따라가진 않겠지만,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배포나 기자간담회 때 외국인의 특이 동향이 나오면 의미 해석이 흔들리는 모습도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 은행의 채권 딜러는 "금통위지만, 일중 국채선물 등락폭이 10틱 내외인 모습이 연출될 수 있다"며 "장중 나오는 테이퍼링 관련 보도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물가 vs 경기 무게중심은…유럽처럼 갈 수 있나 = 다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과 금통위가 물가와 경기 중 어느 쪽에 더 무게중심을 두는지가 금리수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미국과 통화정책 방향성에서 디커플링 될 수 있다고 밝히면 대기매수세를 부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지난 금통위 의사록에서 물가가 너무 낮은 상황이 계속된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내년에 예상보다 물가가 낮을 것이라는 직접적인 코멘트가 아니더라도 글로벌 상품가격이 낮아진다는 등의 언급만 돼도 외인의 매도세를 상쇄할 만한 효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무상보육 같은 정책이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사라진다든지 체감물가가 더 중요하다고 하면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더 움츠러들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의 채권 딜러는 "시장참가자들은 한은의 경기판단보다 정부의 미래 전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다"며 "금통위가 여전히 인하 쪽으로 움직일 의지와 여력이 있는지 힌트가 나오면 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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