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채권시장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의 상원 인사청문회 연설문이 호재로 작용해 강세 시도가 나타날 전망이다.

간밤에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하락한 연 2.737%를 나타냈다. 옐런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

장 마감 직후에 나온 옐런의 사전 연설문은 이런 기대를 충족시켰다.

옐런은 연설문에서 "나는 경기회복을 지원하는 것이 통화 정책을 더 정상적인 접근으로 되돌리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강한 회복은 궁극적으로 Fed가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자산 매입과 같은 비이례적 도구에 대한 의존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런의 연설문이 배포된 후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2.7%선 초반대까지 추가 하락했다. 옐런 지명자가 양적완화 정책을 옹호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내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 축소) 우려는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가 시작되면 다소 다른 뉘앙스의 발언이 나올 수도 있지만, 테이퍼링 우려에 발목이 잡혔던 채권시장이 강세 시도에 나설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된 셈이다.

11월 금융통화위원회를 맞아 장중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

금리동결 전망이 유력한 데다 김중수 총재의 경기나 물가 인식도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달 금통위는 중립적인 영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금리동결이 만장일치 결정이 아닐 경우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 결정 때 문우식 금통위원의 '나홀로' 금리동결 주장이 나오고서 지금껏 소수의견이 나온 적은 없다.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했다.

적어도 지난 5개월간은 금리동결 선택에 이견이 없었던 셈이지만, 이번엔 소수의견의 등장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일부 금통위원은 저물가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경계해왔다. 일본식 디플레이션의 전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달 유럽중앙은행(ECB)은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경기 부양 차원도 있지만, 무엇보다 디플레를 우려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런 점에서 이달 ECB의 금리인하는 금통위 내부의 완화론자들을 자극했을 개연성이 있다.

소수의견이 나오더라도 당장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적어도 통화긴축 전환의 시기가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란 기대를 통해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미 주가.채권가 동반 강세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70.96포인트(0.45%) 오른 15,821.63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 대한 실망감이 아시아 증시 약세를 부추기며 뉴욕증시에도 부정적 재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수는 장 중반께 다음날로 예정된 옐런 지명자의 상원 청문회에 관심이 쏠리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오후 옐런 지명자의 청문회 모두 발언 연설문이 사전에 유출됐다는 루머가 돌았으며 마켓워치는 한 시장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오늘 밤 옐런의 연설문이 배포될 것이란 확인할 수 없는 얘기들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미 10년만기 금리는 전일보다 4bp 하락한 연 2.737%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5.8bp 내린 연 1.402%를 보였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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