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많은 경제학자들은 투자자들을 모두 현명하다는 전제하에 경제 가설을 세웠다.

경제학자 케인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현금과 채권이 있으면 현금을 보유하는 편이 좋은지, 채권을 보유하는게 좋은지를 항상 생각한다.

이자율이 높을 때는 채권을 보유한다. 이자율이 높다는 것은 채권가격이 싸다는 것이고 이는 미래에 채권 가격이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자율이 낮으면 현금을 보유하는 편이 낫다.

이를 지금의 동양그룹 사태에 적용해보면 투자자들이 현명하다는 전제는 옳은 것일까.

동양그룹 사태가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는 까닭은 동양 측에서 투자자들을 감언이설로 속여 투자의 기본을 망각하게 했다는 데 가장 큰 책임이 있다.

불완전 판매가 어느 정도 있었는지는 앞으로 하나씩 밝혀나가면 된다는 것이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이다.

하지만, 동양 측에서 이자율과 채권의 관계 등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불완전 판매에 열을 올렸다 하더라도 기본적인 투자의 A, B, C를 망각한 채 일확천금을 바라고 주변의 경고를 무시한 책임은 어쩔 수 없이 투자자 자신에게 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의 저금리 상황에서 지나치게 수익이 높은 회사채가 존재한다면 투자에 신중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회사채에 투자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원금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은 명백한 실수다.

증권가에서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동양증권 모 지점 직원이 누구한테 따귀를 맞았느니, 뜨거운 물로 수모를 당했느니 하는 글이 오르내리고 있다.

대부분은 현장을 제대로 보지 못한 사람들이 확대 재생산해서 올리는 글들이 많다 해도 일부 투자자들이 폭력적인 언행을 일삼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후 투자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보호받아 할 존재로 인식돼 있다.

투자자들은 폭력을 써도 집단 속에서 자행된다면 일부 정당화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금융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동양사태를 두고 사석에서 한마디를 던졌다.

그는 "투자자들의 피해가 안타깝고 당국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투자자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당국에서는 최대한 투자자들이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지만 폭력사태는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본주의사회에서 투자자들을 어떠한 경우에도 무작정 보호해야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 이번 사태로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증권부 변명섭 기자)

msbyu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