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성 CP' 발행 여파 금융 핵심계열사 매각 결정

LIG넥스원 중심 그룹 재편될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한재영 최진우 기자 = LIG그룹이 핵심 금융계열사인 LIG손해보험의 대주주 지분 전량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LIG그룹은 구자원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기로 하고 국내 대형 증권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들어간다.

LIG건설의 '사기성 CP(기업어음)' 발행을 통해 대규모 투자자 피해를 양산한 LIG그룹의 구자원 회장 등 총수 일가가 최근 피해자 전원에 투자금 전액을 모두 돌려주기로 결정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LIG그룹은 지난 14일부터 LIG건설이 발행한 CP를 샀다 손실을 입은 피해자에 대한 보상절차에 들어갔으며 약 1천3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구자원 회장 등 총수 일가의 현금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결국 그룹내 핵심 금융계열사인 LIG손보의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내놓기로 결정한 것이다.

LIG건설 CP를 샀다가 피해를 본 피해자는 약 700명으로 총 피해 금액은 약 2천100억원 규모다.

LIG그룹은 올해 초 2억원 이하 투자자를 비롯한 550여명의 투자자에 약 450억원, 지난 8월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투자자 50여명에 약 280억원 등 총 730억원을 지급한 바 있다.

올해말까지 3차로 나머지 1천300억원 가량을 추가로 피해자에 보상할 계획이다.

LIG손보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LIG그룹은 LIG넥스원 중심으로 새롭게 사업구조가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은 현재 금융(LIG손보ㆍLIG투자증권ㆍLIG투자자문ㆍLIG자동차손해사정)과 방산ㆍ첨단기술(LIG넥스원ㆍLIG에이디피), 엔지니어링(LIG엔설팅), 서비스ㆍIT(㈜LIGㆍLIG시스템)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내 비중이 컸던 LIG손보가 그룹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면 LIG넥스원 등 방산, 기술부문 사업이 그룹내 핵심으로 부상하게 된다.

한편, 지난 9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4부(김용관 부장판사)는 경영권을 유지하려고 2천억원대의 사기성 CP를 발행한 혐의로 기소된 구 회장에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재판부는 구 회장에 대해 "LIG건설의 중요사항을 직접 보고받고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그룹 총수로서 경영에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실형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장남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도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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