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올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퇴직연금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게 되면 미래에셋증권[037620]과 삼성증권[016360]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퇴직연금 시장 초기부터 대규모 전문인력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나타내고 있고, 삼성증권은 자산관리 대표 증권사로 거액자산가의 퇴직연금 수령 시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는 분석 때문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미래에셋증권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1조6천억원으로 은행과 보험업권을 포함한 전체 시장에서 12위, 증권업권 내에서는 2위다.

다만, 2011년 6월말 기준 계열사 퇴직연금 적립 비중이 0.1%에 불과해 근로자 개인의 상담과 동의가 필요한 확정기여형(DC)만을 기준으로 할 때 전체 순위는 7위, 업종 내에서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계열사 지원을 제외하면 퇴직연금 영업력은 증권업계 1위라는 설명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중심의 퇴직연금 시장 성장이 이뤄질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최대 수혜주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거래 관계보다 퇴직연금 사업자의 역량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공기업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에서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도로공사 등 다수의 딜을 따냈다는 점에서 경쟁력은 증명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007~2008년 펀드 신화로 자산관리 대명사로 불렸지만, 금융위기 이후 부진한 펀드 수익률과 고객 신뢰도 하락으로 명성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퇴직연금 시장 성장 가능성을 조기에 주목해 시장 선점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에셋은 퇴직연금사업 초기부터 200여 명이 넘는 전문인력을 투입했으며 그룹차원에서 퇴직연금 연구소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또 고소득층이 퇴직연금을 일시불로 수령하게 되면 이 자금을 다시 금융시장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아 삼성증권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2011년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어려운 투자환경에서도 51개 퇴직연금 사업자 중 DC형과 개인형퇴직계좌(IRA)형의 원리금보장상품 수익률에서 높은 성적을 냈다.

운용비중의 40%에 달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설계 능력이 우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퇴직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의 순자산 상위 20%는 평균 7조3천억원의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이중 금융자산은 2조8천억원 수준"이라며 "기초소비 여력이 확보됐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은 추가적인 자본소득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퇴직급여 지급액은 빠르게 증가해 2011년 기준 12조원에 육박하고 있다"며 "거액자산 고객 확대는 삼성증권에 가장 큰 기회"라고 진단했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아무래도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퇴직연금 사업에 가장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영업력도 우수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시장 성장 시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 연구원은 "삼성증권 또한 워낙 계열사 물량이 많은 데다 자산관리 부문이 강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시장은 당장 수익이 나는 사업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성장성을 고려할 때 미래와 삼성증권 등이 증권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es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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