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0월 연방공개이사회(FOMC) 의사록에서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시기와 조건, 그리고 테이퍼링이 긴축 신호가 아님을 재확인했다.

20일(미국시간) 공개된 10월 FOMC 의사록에서 위원들은 대체로 노동 시장 전망이 앞으로 '수개월 내(in coming months)에'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을 정당화해줄 만큼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노동 시장이 개선되면 언제라도 양적완화 축소에 돌입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의사록이 테이퍼링이 임박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가는 의사록 발표 이후 하락 반전했고, 국채 가격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국채 금리는 지난 9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 2.799%까지 올라섰다.

◆ '수개월 내' 테이퍼링 한다 = Fed는 '수개월 내' 테이퍼링을 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위원들이 대체로 노동 시장이 이를 정당화해줄 만큼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FOMC가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끝난 후의 여파를 상쇄하기 위해 대체 방안에 대해 다양한 논의를 나눴다는 점이다.

위원들이 테이퍼링이 종료된 이후를 준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테이퍼링 시작이 임박했음을 시사한다.

Fed는 실업률 기준치를 낮추는 것과 초과지준금리 인하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의사록에서 Fed는 또 고용시장 전망이 명확하게 나타나기 전에 자산매입 축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해 그동안 고용시장이 '상당히' 개선됐을 때 양적완화 속도를 줄일 것이라고 밝혀온 것과 비교됐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스트래터지스트는 의사록은 당국자들이 "테이퍼링을 기대하고 있으며 지표가 좋으면 분명히 테이퍼링을 할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의사록은 "만약 최근의 고용 시장 추세가 유지된다면 12월 테이퍼링도 상당히 논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 테이퍼링 '지표'에 달렸다 = Fed는 수개월 내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는 조건으로 노동 시장의 개선을 들었다.

많은 위원이 노동 시장이 지속적 개선이라는 기대에 부합하면 Fed가 수개월 내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FOMC 의사록은 확인했다.

다만, 대다수 위원이 당장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기에는 고용 상황이 더 개선돼야 하며, 경제 전망을 둘러싼 하방 위험도 여전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는 지난주 재닛 옐런 Fed 의장 지명자의 청문회 발언과 전날 벤 버냉키 Fed 의장의 연설과 대체로 일치한다.

옐런은 지난주 청문회에서 매번 회의 때마다 경제 전망이 자산매입 축소 요건에 부합하는지 판단할 것이라면서 양적완화 축소는 미리 정해진 과정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지표에 따라 테이퍼링을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전날 버냉키 의장도 노동 시장의 개선이 지속할 것이라는 증거가 확인될 때에야 채권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내달 초에 발표되는 11월 고용 지표가 향후 테이퍼링 시기를 판단할 결정적 자료가 될 전망이다.

린지 그룹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Fed가 그래 왔던 것처럼 지표가 열쇠가 될 것"이라며 "만약 데이타가 그들이 예상한 대로 나온다면 정책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Fed의 그간 예측이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점에서 다음 경제 지표를 기다려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Fed가 자산 매입을 축소하길 원하는 듯 보이지만, 너무 일찍 시작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하는 듯 하다"라며 "지표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면 Fed는 그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 테이퍼링은 '긴축' 아니다 = Fed는 여전히 테이퍼링이 긴축을 시사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위원들은 Fed가 테이퍼링에 착수하고 나서도 단기금리를 상향조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확신시키는 방안도 논의했다.

테이퍼링이 긴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시사하기 위해서다.

버냉키 의장도 그동안 테이퍼링은 긴축이 아니라는 점을 몇 차례 강조했다.

전날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목표치인 6.5%까지 낮아지고 나서도 한동안 제로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시장에 예상 가능한 시기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Fed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킨 것이다.

위원들은 지난 회의에서 실업률 기준치를 낮추는 것과 초과지준금리를 인하하는 방안 등을 논의해 초경기부양적 정책을 상당기간 유지할 방안을 검토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5년과 30년만기 국채수익률 스프레드는 2.52%를 기록해 2년여 만에 최대로 확대됐다.

이는 Fed가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한 이후에도 단기금리를 상당기간 제로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 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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