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현미 의원 "베이비부머 실업대책 시급"
<인터뷰> 김현미 의원 "베이비부머 실업대책 시급"
  • 황병극 기자
  • 승인 2013.11.22 1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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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 통해서 신자유주의 넘는 대안 모색

-기업 유보금 급증하는 데 나라 곳간은 바닥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남승표 기자 = "연간 6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가 퇴직하고 있다. 이들이 가족과 함께 최저임금 수준의 일자리를 찾아 비정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대략적인 수치조차 모르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김현미 의원은 22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책적으로는 정년연장 등 고용구조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사회적으로 구성원들 사이의 연대를 형성할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베이비부머의 서글픈 현실을 '당신은 아직 지지 않았다'는 책으로 펴냈다. 50대의 일상에서 정년 이후에 대한 불안을 직시했기 때문이다. 부제도 '함께 뛰는 법을 잊은 4050 부활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지난 대선에서 높은 투표율로 민주당에 패배를 안겨준 50대에 대한 문제의식과도 연결된다.

그는 인생 후반을 제대로 뛰려면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경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김 의원이 협동조합 활성화에 대한 법안을 발의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김 의원은 "금융에 있어서도 영미식 금융만이 아니라 피가 돌고 살이 붙는 금융이 필요하다"며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볼로냐에는 우리가 아는 은행과 다른 형태의, 어떻게 보면 신용협동조합과 같은 은행이 활성화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이 지배하는 세상이 실패했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금융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이용하기 쉽고 삶과 밀착된 금융의 역할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MB정부는 100조원의 세금을 깎아주고 104조원의 부채를 남긴 채 떠났다"며 "과거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재정건전성이 역할이 컸다. 그러나 감세정책 등으로 적자성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세율이 낮아지고 실효세율이 덩달아 떨어지면서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사내 유보금을 쌓아둘 수 있었던 반면 나라의 곳간은 텅 비게 됐다"고 우려했다.



다음은 김현미 의원과의 일문일답.

--베이비부머에 대해 쓴 책이 상당한 반향을 얻고 있다. 아무래도 지난 대선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데.

▲연간 6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가 퇴직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에 대한 준비가 안 됐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부총리에게 질의했더니 대략적인 숫자조차 나오지 않아 답답했다. 정부에서 하는 재취업교육 인원이 연간 1만 명이다. 내년에는 3만 명으로 늘린다고 한다. 교육 인원 재취업률이 10%까지 가면 대박이라고 할 만한데, 그렇게 가정해도 베이비부머 퇴직자의 1%도 안 된다.

이러니 다들 프렌차이즈니 자영업 쪽으로 간다. 이들이 중산층에서 서민으로 추락한다. 한은 보고서에서 지난 10년간 퇴직한 50대 자영업자가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를 보낸 것도 이런 맥락이다.

국민연금을 지급받는 시기가 65세, 일반적인 직장의 퇴직연령은 53세다. 10년 넘게 붕 뜬다. 이 시기는 자녀 교육, 결혼 등으로 가장 많은 지출이 따른다. 그러니 한 달 일해야 최저임금 수준인 100만 원 정도 받는 일자리를 찾아 아버지가, 어머니가, 심지어는 자녀들까지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비극적 상황이 벌어진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런 50대의 마음을 읽는 데 실패했다. 당시 50대 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으나 실행까지 들어가지는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들의 고민을 교육비, 가계부채, 하우스푸어 등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설명했다. 우리가 만든 피에타삼법은 내용은 좋았지만, 대중적 소구력에서 밀렸다. 앞으로는 50대에게 국가와 사회적 차원에서 답을 들려주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마음도 컸다.



-- 50대는 3저 호황 속에서 경제주체로 활동했던 세대들이다. 이들의 몰락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곁들여 달라.

▲IMF가 결정타였다. 이후 불어닥친 신자유주의 광풍으로 직장에서 쫓겨난 이들은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로 마지막 보루인 자영업에서마저 내쫓겼다. 두 번 털린 것이다. 가슴 아픈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취업부탁을 받았다. 그런데 부탁하신 분의 연령이 50대였다. 제 친구들도 지금 53~544세 정도다. 사실 국회의원도 4년 계약직이다.

안타까운 것은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2기에 걸친 민주정부 아래에서 신자유주의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집권에 실패한 데는 여기에 대한 원망도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데 신경을 썼다. 기초생활 보장제도, 노령연금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MB정부에 들어와서 완전히 단절됐다. 고용의 유연성이 극대화돼 정년을 채우는 직장인이 희귀할 지경이다. 심지어 공기업에서는 정년을 채우려고 임원 승진을 기피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비정상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화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넘어가자. 얼마전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간사를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영화 아바타를 예를 들며 창조경제를 설명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과거 쥐라기공원의 경제적 효과를 역설하던 김대중 대통령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 집에 와 책장을 살펴보니 국민의 정부시절 산업연구원이 펴낸 '창조적 지식국가론'이라는 책이 보였다. IT산업과 타산업의 융복합, 지식중심사회 등의 내용이 골간인데, 결국 창조경제는 MB정부 때 단절된 이런 맥락을 잇는다고 생각한다.



--지난 국감에서 국가부채와 공공부채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해외에서는 한국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 평가하는데 어떻게 보는지.

▲MB정부는 100조 원의 세금을 깎아주고 104조 원의 부채를 남긴 채 떠났다. 우리나라가 IMF를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재정건전성의 역할이 컸다. 참여정부 때도 잘 유지했고. 사실상 적자성 부채는 거의 없었다. 그런데 MB정부 들어 성격이 확 바뀌었다. 감세정책을 잘못 쓴 거다. 법인세율이 낮아지고 실효세율까지 덩달아 떨어지다 보니 재벌들은 천문학적인 사내 유보금을 쌓아둘 수 있었던 반면 나라의 곳간은 텅 비게 됐다. 관료들도 골치 아플 것이다.

재정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공근로가 아닌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퇴직자를 위한 재취업 교육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세금이 쓰인다면, 어느 정도 조세 부담률을 올리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이 외국대비 2~3% 정도 낮다는 이야기도 있다. 조금 더 부담하고 그 재정으로 일자리를 만들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도 언급했듯이 권력은 이미 시장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한 데 메시지가 약한 것 같다.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하신 말씀이다. 이 발언은 국가의 역할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금융이 지배하는 세상은 실패했다는 게 증명됐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메가뱅크론을 포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본다. 카드사태, 금융허브를 향한 제도 개선 등을 거치며 금융에서 창출된 부는 신기루와 같다는 사실을 사회가 깨달았다.

그렇다고 금융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획일적인 영미식 금융만이 아니라 조금 더 피가 돌고 살이 붙는 금융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본주의만 하더라도 독일식 자본주의는 영미식 주주자본주의와 다르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라고 해서 지역, 노동자, 협력업체 등을 모두 안고 간다.

스페인의 몬드라곤, 이탈리아의 볼로냐 등에서는 우리가 아는 은행과는 다른 형태의, 어떻게 보면 신용협동조합과 가까운 형태의 은행들이 활성화되어 있다. 서민들이 이용하기 쉽고 삶과 밀착된 금융의 역할은 이들 지역을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가장 부유한 곳으로 만드는 바탕이 됐다.

우리는 어떠냐 하면 지역에서 협동조합을 결성해 사업을 벌이려고 하면 대출해주는 곳이 없다. 서민금융도, 지역은행도 모두 서울의 상업은행 흉내를 내고 있다. 서민금융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이다.



--협동조합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그러나 기존 고용체계의 안정성을 도모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이 많은데.

▲투트랙이다. 기존 고용체계 안에서 길게 가야하고, 거기서 떨어져 나온 사람에게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전자부터 말하자면 일단 정년을 길게 가야 한다. 정년 60세 연장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런 배경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임금피크제도 있고 또 임금격차를 일정한 범위에서 묶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임금 격차를 최대 3배 이내로 제한해 여기서 발생하는 여력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사례도 있다.

자꾸 몬드라곤 이야기를 꺼내는데, 외국의 협동조합 역사가 200년 정도 된다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춘 것은 70년 남짓이다.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충남 홍성에서 풀무원 운동이 시작됐다. 그런데 몬드라곤이 기업에서 대학을 설립할 정도로 규모를 키우는 동안 풀무원 운동은 외딴 섬과 같은 존재가 됐다.



ec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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