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연말을 앞두고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율이 저조해 '미달'이 발생하고 있다.

2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만도와 유암코(연합자산관리), 태광실업, 메리츠금융지주는 모두 전일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3년물 500억원, 5년물 200억원, 7년물 300억원 총 1천억원을 발행할 예정인 만도는 희망금리밴드 내 총 1천50억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만도의 희망금리밴드는 3년물과 5년물이 해당 만기의 개별민평금리에서 8bp, 7년물은 5bp 가산한 수준이었다.

큰 틀에서 보면 오버부킹이지만 7년물에만 600억원이 몰리고, 3년물과 5년물에는 각각 410억원과 50억원만 주문이 들어와 미달을 냈다. 일부 물량은 산업은행이 챙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의 실제 수요는 이보다 적다.

만도는 대표주관사인 KB투자증권과 7년물 중심으로 발행규모를 재조정할 계획이다.

1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같은 날 수요예측을 진행한 유암코도 마찬가지다.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춘 금리대인 '개별민평금리 + 4bp' 수준을 제시했지만, 희망금리밴드 내 들어온 주문은 발행 예정액에 다소 모자란 900억원이었다.

유암코는 당초 기관의 반응이 좋으면 최대 2천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리려고 했지만, 입맛만 다시게 됐다.

태광실업은 500억원의 발행 예정액 가운데 170억원 어치의 미달 물량이 나왔다.

3년물과 5년물 500억원씩 발행하고자 했던 메리츠금융지주만이 수요예측에서 목표한 수준에 딱 맞는 주문이 들어왔다.

하지만 보험사의 수요는 전혀 없었고 증권사가 대부분 물량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ㆍ기금과 보험사, 공제회 등 주요 기관투자자가 대부분 북클로징에 들어갔다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조짐은 이달 중순부터 보였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칠성음료가 일본계 자금의 지원에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1.3대1에 그친 것이나 평택에너지가 미달을 내는 등 우량물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아울러 만도는 계열사인 한라건설에 대한 지원이 있었고, 유암코는 조만간 주인이 바뀐다는 점을 볼 때, 기관투자자가 이들이 발행한 회사채를 담기에는 다소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우량물이라고 할지라도 이슈가 있으면 기관이 꺼리는 경향이 짙다"면서 "북클로징이라는 '연말효과'와 맞물려 수요예측이 저조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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