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BBB'등급의 회사채 만기가 내년 1.4분기에만 1조원 이상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황 부진으로 고전 중인 'BBB'등급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도 이 기간에 집중됐다. 선제적인 상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내년 1분기부터자금경색이 가속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내년 1분기 'BBB'등급의 회사채 만기가 1조2천700억원으로 연중 만기도래분 중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BBB'급 건설사의 회사채 만기도 2월과 3월, 4월 등 일부 기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2월 'BBB'급 건설채 만기도래분은 1조9천억원으로 연중 최대치고 연이어 3월과 4월에 각각 1천300억원과 1천5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2월부터 4월까지 3개월 사이에 연중 만기도래분의 절반(46.7%)이 몰려있는 셈이다.

이어 6월과 9월에는 각각 1천700억원과 1천85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2~4월을 포함해 연중 만기도래분의 86.7%가 5개월에 집중돼 있는 것이다.







회사별로는 내년 만기 도래하는 한라건설의 회사채가 3천300억원으로 가장 큰 규모다.

두산건설의 만기 도래분이 2천600억원, 동부건설과 코오롱글로벌이 각각 1천600억원과 1천3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민간사업 부진과 해외 사업장의 원가상승 부담으로 높은 신용 리스크를 떠안은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BBB'등급 건설사들은 시장에서 채권발행이 쉽지 않아 자금조달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업 전반의 업황 악화로 신용등급이 양호한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BBB' 등급의 건설채는 시장이 외면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최종원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유한 현금과 자산 매각, 유동화 등으로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겠지만 업황 회복이 되지 않는 한 한계는 있을 것"이라며 "두산건설과 같이 계열사가 지원하거나 코오롱글로벌처럼 사업부나 유가증권의 계열사 매각 현상도 다시 나타날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신용등급이 'A'인 GS건설과 롯데건설, SK건설 등도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계열사 만도의 체력을 소진시킨 한라건설을 비롯해 두산건설과 동부건설 등 'BBB' 등급의 회사채 발행 물량도 시장이 소화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업황 부진으로 건설사들의 신용 리스크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높게 유지될 것"이라며 "차입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 중심으로 차환 리스크가 지속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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