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한진해운은 김영민 전 사장의 후임으로 석태수 ㈜한진 대표를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석 대표는 내년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치면 정식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된다.

다만, 내달부터 한진해운으로 출근하면서 최근 불거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경영활동에 전념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서 198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으며 경영기획실장과 미주지역본부장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한진 대표직을 수행해 왔다.

석 대표는 조양호 한진그룹이 총애하는 최측근 인사로 통하는 인물이다.

초고속 승진과 함께 핵심 보직을 두루 꿰찼고 계열사 대표로서 장기간 재임한 것 등이 모두 조 회장의 두터운 신임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석 대표는 한진그룹이 2대주주로 있는 S-Oil에 조 회장과 함께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2008년에는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현 세덱스)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경영성과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8년 ㈜한진 대표로 취임할 당시 ㈜한진의 매출은 8천500억원대였으나 2년만에 1조원대를 넘겼고 지난해에는 1조2천억원대로 키웠다.

이러한 경영성과가 이번에 한진해운의 최고경영자가 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한진해운은 "석 대표가 대한항공과 ㈜한진에서 쌓은 물류산업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한진 대표로 근무하며 실현한 우수한 경영실적을 높이 평가해 신임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은 조양호 회장과 수차례 논의끝에 석 대표가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를 이루는데 적임자라고 의견을 모으고 이날 내정 사실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에 따라 조양호 회장과 한진그룹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달 30일 대한항공은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38.08% 중 15.36%(1천920만여주)를 담보로 잡고 한진해운에 1천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후 대한항공은 재무팀 인력 10여명을 한진해운에 보내 현금흐름 등 재무상태를 점검하는 정밀실사를 약 2주에 걸쳐 진행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추가로 한진해운에 1천억∼1천500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해 줄 예정이며, 내년 1분기 중에 실시될 예정인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천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것을 적극 검토중이다.

대한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계획 및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하고 있다.

한진해운의 재무개선을 위해 한진그룹이 적극 개입하면서 최은영 회장의 입지는 좁아진 상태다.

그러나 최 회장은 유동성 확보를 통한 재무개선과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면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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