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3조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동부그룹이 내놓은 대규모 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안 실행이 본격화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동부그룹은 최근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과 법무법인(유) 태평양을 각각 회계ㆍ법률자문사로 선정하고서 자산매각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 투자자 확보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동부그룹은 지난달 17일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의 매각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산은과 동부그룹은 매각 대상 자산들을 풀링(Pooling)한 뒤 이를 SPC에 넘겨 매각에 나설 예정이다.(11월17일 송고된 '産銀, 동부그룹 알짜자산 넘겨받아 '통매각' 나선다' 기사 참조)

동부그룹과 산은,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태평양 등은 지난달 27일 킥오프미팅을 갖고 본격적인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이날부터 동부그룹이 내놓은 매각 대상 자산들을 대상으로 정밀실사 작업에 들어간다. SPC에 넘길 자산의 가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사전적 조치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SPC에 넘길 자산 목록과 가치가 확정된다.

이와 함께 산은은 SPC 설립을 위한 자금 확보에 들어갔다. 산은을 포함한 채권 은행들이 SPC를 상대로 대출해 준 자금과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이 참여하면서 댄 자금 등이 동부그룹 자산을 매입하기 위한 SPC의 종자돈이 된다.

실사와 투자자금 확보가 마무리되면 SPC는 자산을 매입하고, 동부그룹에 자금을 넘겨준다.

동부그룹은 신속한 자산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게 되고 회계상 절연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도 꾀할 수 있다.

실사와 투자자모집, SPC 설립과 자산 매각 및 매입 등의 작업에 오랜 시간은 걸리지 않을 것이란 게 산은의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가급적 신속하게 실무 절차를 마무리 해 갈 계획이다"면서 "적정 수준의 가격에서 딜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동부그룹의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보태는 방향으로 작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산은은 SPC로 동부그룹의 자산이 넘어오면 어떤 식으로 매각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방향을 확정짓지는 않았다. 패키지로 매각할 수도 있고 자산에 대한 개별 매각 방식도 열어둔 상태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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