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2002년 서울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이 3-4위전에서 터키와 맞붙었을 때, 게임이 끝나자 ‘형제 나라’라면서 선수들이 어깨동무하고 그라운드를 뛰어다녔다. 터키가 형제가 된 것은 6.25전쟁 때 우리나라에 지원군을 파병하였기 때문.

그런데, 그리스가 우리나라에 파병하였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당시 그리스도 우리나라에 군대를 보냈으며, 이를 기념한 참전비가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에 있다. 터키를 형제 나라라고 말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스 역시 ‘멀고도 가까운’ 나라인 셈. 오늘(12월2일), 그리스의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정전 6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그리스는 6.25 전쟁에서 우리를 도왔다는 사실보다는 오히려 2010년 5월 IMF에서 구제 금융을 받았다는 일로 더 뚜렷하게 기억되고 있을 게다. 당시 구제 금융을 받으면서 그리스는 ‘국가부채를 지속적으로 감축하겠으며, 이를 위하여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자구노력을 취하겠노라’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며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는 올해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것이 확실시되며(6년째 뒷걸음질이다), 58%에 이르는 청년 실업률도 살인적이다. 공무원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지지부진하다.

최근 OECD는 내년에도 그리스는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고, 국가부채는 2020년까지 GDP의 16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그리스는 구제금융 당시, 국가부채 수준을 2020년까지 GDP의 120%로 낮추고 2022년까지는 110% 아래로 내릴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으니 OECD의 전망이 정확하다면 큰일인 셈.

현재 그리스의 부채는 GDP의 175% 수준. 아울러 지금까지 그리스는 빌리기만 하였지 갚은 것은 거의 없다. 과연 120%는 고사하고 현재의 부채수준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물론 그리스는 이런 의견에 반대한다. 그리스 정부는 내년부터 경제가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고, 한때 175%까지 치솟았던 채무 비율이 2020년까지 124%로 떨어질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그런데 혹시 “그리스 사람은 거짓말쟁이다”라는 말이 성경에 나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는가? 그럴 리가 있나? 라고 하겠지만 바울이 디도에게 보낸 편지인 <디도서> 1장에는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고 배만 불리려는 게으름뱅이”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그레데’는 지금의 크레타(Creta)섬, 즉 그리스에서 가장 큰 섬이니 결국 ‘그리스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는 말이 된다.

정말... 걱정이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오늘은 다우지수 차트를 먼저 살펴본다. 미국 주가가 우리나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당신도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간밤의 뉴욕시장 주가를 확인하지 않는가?) 다우지수의 차트는 시원시원하다. 상승세가 막강하다. 일목균형표에서 다우지수는 구름 위로 훨훨 날아가고 있다. 도무지 흠잡을 곳이 없다. 또한 ‘블랙 프라이데이’ 쇼핑시즌에 대한 기대감까지 강력하니 주가가 더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귀결처럼 보인다. 올해는 분명히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선물도 가득하겠다. 더구나 대표적인 증시비관론자인 마크 파버(Mark Faber)까지 CNBC 방송에 출연하여 “부양책이 지속된다면 주가는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으니 말 다했다.

그런데, 마크 파버조차 상승세를 전망하였다는 뉴스를 듣는 순간, ‘증시는 낙관론이 꽃필 때 사라진다.’는 격언이 떠오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기술적분석의 한 분야인 ‘반대의견기법(contrary opinion)에서는 시장의 의견이 한쪽으로 쏠릴 때를 매매 타이밍으로 잡는다. 주가가 내내 하락하여 투자자들이 죄다 비관론에 빠졌을 때가 매수의 최적기요, 반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온통 낙관론에 휩싸일 때가 매도의 최적기라는 것이반대의견기법의 골자. 최후의 비관론자, 마크 파버마저 낙관론을 말하고 있다면 시장이 한쪽으로 극단적이라는 뜻이다. 좀 수상하지 않는가?

우리나라는 미국이 아니고, 코스피지수가 다우지수를 닮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리고 코스피지수는 자체로도 상승세이다. 지난주 지수는 일목균형표 구름을 아슬아슬하지만 잘 타고 넘어가는 양상이었다. 나는 확률로 미루어보건대 코스피지수가 구름을 넘어서기보다는 결국은 구름 안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고, 당분간 구름에 갇혀 지루한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였으니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아슬아슬하거나 말았거나 어쨌든 지수는 구름 밖에 있었지구름안으로 들어가지 않았고, 하락하기보다는 오히려 상승하였던 터.

이번 주에도 코스피지수는 지난주의 여세를 몰아 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지표들도 매도신호 등 이상 징조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나는 반대의견기법이 영 찜찜하다. 물론 상승세의 ‘꼭지’를 잡아내려는 시도만큼 위험한 일은 없다. 시장이 고개를 숙이면 그때가 정점이지 정점을 예단할 수는 없는 노릇. 시장이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최선이다. 그게 추세에 순응하는 일이다. 다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주가가 오른다고광분하지 말고 ‘속도조절’을 해보자는 것.

그러고 보니 이거 내가 ‘마크 파버’가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달러-원 주간전망)

12월에도 악착같이 거래하는 딜러라면 그는 무능하거나 아니면 버젯(budget) 즉 실적을 채우지 못하였음이 틀림없다. 대부분의 ‘하우스’들은 11월말이면 목표달성에 성공하고, 그러면 적극적인 거래를 줄이는 것이 보통. 그러기에 원래 12월이면 외환시장은 조용해진다. 움직임이 줄어든다.

이미 지난주부터 달러-원은 완연한 연말상태다. 아래, 위 움직임이 신통치 못하고 횡보하는 양상. 그리고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주 역시 그렇게 되리라 예상된다. 연말이기도 하겠지만, 기술적분석 역시 뚜렷한 방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주에도 언급하였듯 여전히 기술적지표들은 이리저리 엇갈린 신호를 나타내고 있는데다 일목균형표는 더 답답한 모습이다.

달러-원 일목균형표를 살피면 앞을 가로막는 두꺼운 구름이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집채만 한(혹은 과장한다면 ‘빌딩만한’) 구름이 버티고 있는지라 도무지 이를 뚫고 상승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러니 일목균형표에서 시장의 ‘균형’은 오히려 아래쪽으로 쏠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래쪽이 훤하게 열린 것도 아니다. 과거 1,050원 언저리에서 여러 차례 하락세가 멈추고 돌아선 바 있으니 지지선도 그만큼 막강하다. 쉽사리 지지선이 돌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특히 1,050원이라는 최후의 지지선마저 무너지면 곧장 ‘세자리 숫자’ 환율이 위협받을 참인데 당국이 이를 좌시하지는 않을 터.

이거야 말로 진퇴양난. 위로는 구름이 버티고 아래로는 지지선이 지킨다면 환율의 방향성은 사라져버린다. 아래, 위 다 막혔다. 거기에다 바야흐로 12월인데...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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