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2일 발표된 삼성그룹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삼성전자 경영진이 대거 계열사 대표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이는 올 한해 삼성전자는 최대 실적으로 승승장구했지만 다른 계열사 대부분은 실적 악화에 시달리자, 삼성전자의 '성공 DNA' 이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전문 경영진을 실적이 부진한 계열사에 투입하는 조치는 이미 사장단 인사 전부터 일부 시행됐다.

실제로 최근에 삼성전자의 정진동 중남미총괄 경영혁신팀장(전무) 등 '혁신전문가' 10여 명이 실적 부진에 신음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선진화 태스크포스(TF)'로 이동했다.

또, 한우성 삼성전자 미국오스틴법인장(전무) 등 3명의 임원도 삼성전기 주력사업의 개선을 위한 TF에 합류했다.

이후 이번 연말인사에서는 삼성전자의 대표이사급 경영진이 대거 계열사로 투입됐다.

실제로 조남성 삼성전자 부사장이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선종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이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으로, 원기찬 삼성전자 부사장이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이동했다.

조남성 내정자의 경우 일본 본사의 반도체· LCD사업부장, 삼성전자 스토리지담당, LED사업부장 등 반도체 사업을 두루 경험해 제일모직을 부품소재 기업으로 변신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선택됐다.

전동수 사장 역시 삼성전자 디지털AV사업부장과 메모리사업부장 등 완제품과 부품 사업을 두루 거친 경험을 삼성SDS에 전수하고, 원기찬 내정자는 삼성전자 인사 부문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카드의 조직문화 혁신 등을 주도하게 됐다.

이선종 사장도 회계·자금·세무 등 재무관리 부문에서의 전문성을 살려 삼성벤처투자의 성장기반을 마련하라는 미션을 받았다.

이 외에도 이번 인사에서 사장 승진자 8명 중 5명이 삼성전자 출신이었다.

특히 삼성전자 출신 승진자 중에서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로 이동한 경우 외에도 김영기 부사장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사장으로, 김종호 삼성전자 부사장은 삼성전자 세트제조담당 사장 겸 무선사업부 글로벌 제조센터장으로 내정됐다.

김영기 내정자의 경우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와이브로(WiBro)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주도한 통신전문가라는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

김종호 사장 역시 지난 20여 년간 삼성의 휴대전화 생산을 이끌어 온 제조 전문가라는 점을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3명의 대표이사 체제에는 변화가 없게 됐다.

이로써 권오현 부품(DS)부문 대표이사(부회장)가 반도체 등 부품 부문을 총괄하는 가운데 신종균 IM(IT&모바일) 대표(사장)는 휴대전화 사업을, 윤부근 소비자가전(CE) 대표는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맡은 구조는 일단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는 유지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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