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늘어나는 부채에 공기업 재무구조 개선안이 본격된 영향으로 지방 건설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신음하고 있다. 공기업의 재무 구조 개선이 지방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방 중견 건설사의 경우 정부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 감소로 수주물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6일 최근 몇 년간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지방 중견 건설사들 사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업체는 공공공사 물량이 줄어들어도 민간 공사에서 경쟁력이 있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지만, 지방 중견업체들엔 마땅한 대안이 없는 까닭에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공공공사 발주 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에는 2008년 대비 22.7% 감소했다.

특히 공기업 등 준정부기관의 발주 물량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건수 기준으로 2008년 2천139건에서 지난해 1천616건으로 24.5% 감소했고 금액 기준으로는 20조6천828억원에서 16조7천684억원으로 18.9% 줄어들었다.







강경완 건설협회 조사통계팀장은 "정부 기관에서 발주하는 사회간접자본(SOC) 물량과 도로공사와 철도공사, 수자원공사 등 공기업 물량이 많이 줄었다"며 "공공공사 의존도가 높은 지방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지방 건설업계 관계자도 "최근 들어 공공공사 물량이 크게 감소해 공사를 해볼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 끝에 겨우 수주를 해도 적은 예산 탓에 심지어 적자를 보는 공사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공공공사 발주 물량 감소의 배경에는 공기업 부채의 증가와 그에 따른 재무 개선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늘어가는 공기업 부채가 SOC 예산 감소 등 정책적인 변화와 함께 물량 축소의 원인이 된 것이다.

최은정 건산연 책임연구원은 "공공기관 부채 규모가 2008년 290조원에서 2012년에는 493조원을 기록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며 "주택공사와 도로공사 등 준정부기관 물량이 줄어든 데는 부채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준정부기관에서 대형 공사를 많이 발주하는데 자금 여력이 줄면서 대규모 공사 발주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공기업의 재정 상태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대형 공사의 발주 건수가 지속 감소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른 지방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기업 중심으로 공공공사 발주 물량이 줄어드는데 업체 수는 그대로다"며 "도로공사 등 공기업 물량 감소에 대해 정부가 경각심을 갖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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