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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분석은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해 앞날의 움직임을 예측하려는 시도이다. 주로 그래프를 그려서 분석한다. 하지만 꼭 그래프가 아니어도 된다. 굳이 차트가 아니더라도 시장의 흐름이 너무 한쪽으로 쏠려서 극단적인 상태라는 것을 우리는 피부로 느낀다. 예컨대 지난주에도 설명하였듯이 ‘최후의 비관론자’마저 낙관론으로 돌아섰다는 뉴스는 너무나도 상승세가 깊어서 비관론자마저 ‘항복’할 지경이라는 의미이다. 그것이야말로 이제 시장의 상승세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결정적인 신호가 아니겠는가!

이게 반대의견(contrary opinion)기법이다. 이 기법에는 차트가 필요 없다. 문자 그대로 시장에 참여하는 대중의 의견과 반대방향으로 거래하면 된다. 대중이 열정적으로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말하면 반대의견론자는 과감하게 팔고, 대중이 입을 모아 ‘앞으로 더 내릴 것’이라고 주장하면 반대의견론자는 때를 놓치지 않고 산다. 철저하게 대중과 반대방향이다. 산으로 가라고 하면 강으로 가고, 강으로 가라 하면 산으로 간다. 청개구리 심보다, 왜냐하면 대중은 항상 틀리기(Public is always wrong.) 때문이다.

대중의 확신이 강력할수록 반대의견기법이 들어맞을 확률은 더 높아진다. 대중이 확신을 한다면 그만큼 기존의 추세가 강력하였다는 것을 뜻하고, 조만간 추세가 뒤바뀔 것을 의미한다. 기존의 추세와 반대방향으로 거래하면 성공한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대중, 우리가 ‘개미’라고 부르는 일반투자자들의 투자수익률은 참담하다. 기관투자자나 외국인투자자보다 형편없이 낮은 수익률을 얻는다. 정말 묘하게도 일반인들이 매수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주가가 내리고, 일반인들이 매도하는 날이면 틀림없이 주가는 오른다. 신기할 정도이다. 그뿐만 아니라 개별종목에도 이 ‘법칙’은 적용된다. 개미들이 연방 사들이는 주식은 내내 추락하지만, 개미들이 줄곧 매도하는 주식은 날개라도 달린 듯 승승장구한다. 이게 현실이다. 반대의견기법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반대의견기법으로 무장하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앞날을 전망하기도 쉽다. 굳이 차트 들여다보지 않고 일반인들의 매매행태만 살피면 된다. - 그럼, 이제 실전이다. 요즘, 일반인들 어떻게 하고 있나? 매수? 매도? 당신은 알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될 것인지 답도 이미 정해졌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피셔(Irving Fisher) 예일 대학교 교수는 1925년 9월초, 강연을 통해 “이제 주식시장은 영원히 하락하지 않는 고원지대에 도착하였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하지만, 1주일도 지나지 않은 1929년9월5일, 월스트리트는 ‘블랙먼데이’로 불리는 대폭락을 겪는다. 그 이후에도 주가는 내내 추락하여 반 토막 정도가 아니라 ‘1/5토막’ 수준으로 주저앉는다. 엄청난 폭락이었다. 돌이켜볼 때 대중은 물론이고 뛰어난 학자였던 피셔마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에 휩싸였을 때가 사실은 가장 위험한 순간이었다.

코스피지수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나라 시장이야 낙관론이라고 할 것도 없다. 거래는 부진하였고, 2,050선조차 쉽사리 넘지 못하는 지루한 상태였으니 낙관론이 불거질 틈도 없었다. 사실 ‘낙관론’은 미국 시장이야기이다. 다우지수 등은 내내 올랐고, 사람들은 앞으로도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희망에 부풀어있다. 하지만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에서 안다. 그리고 이 논리대로 만일 미국시장의 앞날이 불안하다면 우리나라 시장의 미래 역시 안온하지는 않을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내내 하락하였다. 차트에는 온통 장대음봉이 즐비하고, 추락하는 주가를 바라보는 한숨 소리도 크다. 그런데 지수의 하락폭이 깊다 보니 차트도 망가져 버렸다. 일목균형표는 재차 상승하는 쪽으로 균형을 잡는가 하더니 하락으로 무너졌다. 전환선의 방향이 꺾였고, 이번 주에 기준-전환선이 다시 역전될 참이며, 또한 구름의 벽을 타고 기어오르던 주가는 결국 구름 안에 갇히고 말았다. 가장 결정적인 것은 후행스팬이다. 26일전의 캔들과 비교하여 후행스팬은 캔들의 저항을 이기지 못하고 추락하고 만다. 이는 고스란히 현재의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상황은 매우 좋지 못하다. 암담해졌다. 주가가 구름 안에 갇혔으니 답답한 흐름이 이어질 터. 물론 지난주 내내 하락폭이 컸으므로 이번 주 초반에는 이에 반발하는 반등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구름이 워낙 두꺼운지라 ‘손아귀’를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위쪽으로 2,000은 심리적 저항선이고, 2,011 부근에는 기준선과 전환선이 이중으로 걸쳐있다. 구름 상단은 2,030. 저항선이 겹겹 버틴다.

(달러-원 주간전망)

통상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주가와 환율은 반대방향으로 움직인다. 그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그런데 지난주의 경우, 주가는 꽤 많이 하락하였으나 환율은 오르지 않고 되레 조금이나마 밀리는 양상이었다. 보통의 경우와는 달랐다. 월말이라는 이유도 있었을 터. 네고 물량에 환율이 오르기는 어려웠을 게다. 하지만, 기술적분석으로도 알 수 있다. 진작 이런 움직임은 예상되었다. 차트로 충분히 설명이 된다.

당장에 일목균형표가 답이다.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일목균형표에는 구름이 너무나도 두껍다. 도무지 범접할 수 없는 지경으로 막강하다. 따라서 환율이 상승하고 싶어도 '기가 눌려' 오를 수 없었다.

지난주에 나는 이 자리에서 환율의 움직임이 별 볼일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던 터. 그렇게 생각하였던 것에는 일목균형표도 영향을 미쳤지만, 또한 여러 기술적지표들 때문이기도 하다. 지표들이 서로 엇갈린 신호를 나타내었다. 어떤 지표는 ‘사라’고 말하고 또 다른 지표는 ‘팔라’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헛갈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런 형편에 환율이 방향성을 나타낼 리 만무하다.

이번 주라고 하여 다르지 않다. 또한 1년 중에서 시장이 제일 한가한 12월, 그것도 중반으로 접어드는데, 갑자기 환율이 미친 듯 움직일 공산은 낮다. 구름은 위에서 짓누르고 있으니 달러 값이 위로 올라갈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내려가자니 아래쪽에 버틴 1,050원의 지지선이 너무 뻔히 보인다. 이런 데 과감하게 ‘숏’ 플레이를 벌일 수도 없겠고, 그렇다고 배짱 좋게 ‘롱’으로 베팅하기도 찜찜하다. 노는 게 제일이다. 12월이지 않은가!

굳이 전망한다면 환율은 이번 주에 야금야금 아래쪽으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위쪽의 저항선이 워낙 튼튼해 보이기 때문이다. 뭐 그렇다고 1,050원이 무너지는 사태는 상상하기 어렵다만.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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