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70원대에서 지지되는 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연말들어 상승 모멘텀이 불거지면서 슬금 슬금 밀고 올라가는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일 사망에 대한 즉각적인 패닉 장세는 나타나지 않았으나 서울환시는 새해를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았다. 외환시장 참가자들도 롱포지션이 더 안정적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에 이어 유럽은 구제기금 증액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달러 매수 심리가 가시지 않을 수 있다.

외환당국이 전일 1,170원대에서 급격한 심리적 쏠림을 견제한 만큼 상승폭은 제한될 수 있다. 그러나 연말장세에서 시장 심리는 상승 우호적인 상태다.

전일 김정일 사망에 대한 해외 시장의 반응도 제한적이었다. 서울환시 마감 이후에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이 1,170원대 밑으로 하락하기도 했다.

이는 김정일 사망이 북한의 정세와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점검에 대한 신중한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는 비상 경계태세를 갖추고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시장, 외환시장 경색시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김정일 사망의 영향이 현재까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1,170원대에서 고점 매도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숏플레이를 하기에는 북한의 김정은 체제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고 추가적인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김정일 사망 이후 시장 패닉이 제한적인 점이 연말 북클로징 장세에 돌입하면서 거래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일 가능성도 있다.

이날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1천500억유로를 추가 공급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EU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2천억유로 규모 확충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전일 시장에서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유로존의 임시 및 상설 구제기금을 증액하는 데 합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EU 재무장관들은 유로안정화기구(ESM)과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통합 한도를 5천억 유로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합의하는 데는 실패했다. 또 ESM 표결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도 합의하지 못했다. 만장일치 방식을 없애고자 했으나 핀란드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EU 합의는 난항을 겪었다.

이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남아있는 위험회피 심리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크다. 유로-달러 환율은 1.30달러 밑으로 또 다시 하락했다.

드라기 ECB총재도 유럽연합(EU) 의회 연설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응해 국채 매입을 늘리진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 심리는 다시 냉각됐다.

뉴욕증시는 1%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0.13포인트(0.84%) 하락한 11,766.26에 장을 마감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 환율은 소폭 상승했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78.0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7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종가(1,174.80원)보다 0.45원 상승한 수준이다. 달러-원 1개월물 장중 저점은 1,177.00원, 고점은 1,182.50원에 거래됐다.

따라서 이날 달러화는 안으로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에, 밖으로는 EU의 구제금융기금 합의 난항 소식에 반응하며 하방 경직성을 나타낼 전망이다. 전일 네고물량과 당국 경계심에 1,170원대 초반으로 내려온 만큼 리스크 회피 심리는 조금 더 반영될 공산이 크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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