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은실 기자 = 최근 유재훈 신임 사장을 맞이한 한국예탁결제원에 비상이 걸렸다.

유 사장은 취임 이후 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정부로부터 `방만경영 중점 관리 대상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공공기관 해제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정부는 예탁원 등 20개 기관이 상대적으로 방만경영 소지가 높다며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탁원은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평균 1인당 복리후생비가 968만원으로 20개 기관 중 7번째로 높았다. 예탁원은 내년 1월말까지 정상화 계획제출해야 하며, 정부는 내년 3분기 말 평가 결과가 미흡한 공공기관장에 대해서는 해임을 건의할 방침이다.

예탁원은 올해 초 감사원으로부터 편법적인 방법으로 임금인상을 시도하고 사내 복지를 빌미로 수십억원을 써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감사원에 따르면 예탁원은 2010년 1인당 180만원상당의 선택적 복지포인트 외에 1인당 200만원(총 9억3천만원)에 해당하는 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편법적인 임금인상 수단으로 이용한 것이다.

2011년에는 전 직원에게 통신비에 대한 업무관련성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채 통신비 명목으로 총 2억3천만원을 지급했다. 또한 8억9천만원 상당의 노트북컴퓨터를 451명에게 지급했지만, 사무실에서 노트북을 이용한 임직원은 12명에 불과했다.

편법적인 무상 임차보증금 지원 제도도 지적 대상이 됐다. 예탁원은 최근 4년간 서울과 경기도에 임차사택을 늘렸다. 지원 대상이 아닌 본원 직원 96명에게 임차사택을 대여해주고 119억원의 임차보증금을 무상으로 지원해왔다.

이 같은 감사원 지적 외에 예탁원은 몇 년 사이에 임직원 보수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오에 따르면 예탁원의 기관장 연봉은 2008년 2억900만원에서 2012년 3억1천200만원으로 1억원 넘게 늘었다. 기본급은 약 1억6천100만원에서 약 1억7천600만원로 증가 폭이 크지 않았지만, 경영평가성과급이 1천200만원에서 1억3천600만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직원의 평균보수도 2008년 9천100만원대에서 2012년에는 1억원을 넘어섰다.

예탁원 관계자는 "2012년에는 2011년 기관평가를 잘 받으면서 성과급이 늘었다"며 "기관장 평가 당시 김경동 전 사장은 취임 6개월이 채 안 돼 2011년 기관이 A 등급을 받은 것을 적용해 경영평가성과급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탁원은 그동안 자본시장 균형발전과 선진화를 위해 공공기관 해제 필요성을 주장해 왔지만, 감사원과 기재부에서 방만경영 등의 지적을 받으면서 공공기관 해제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 사장은 지난달 29일 취임사에서 "공공기관 지정 재편 등의 문제는 우리의 해묵은 숙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임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해결방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ssh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