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한국투자공사(KIC)는 임직원들의 고액연봉과 과도한 복리후생비로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했던 공공기관 지정해제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보면 KIC는 295개 공공기관 중에서 방만경영 소지가 상대적으로 큰 중점관리대상기관으로 지정됐다.

중점관리대상은 부채상위 12개 공공기관과 별개로 공공기관 중에서 1인당 복리후생비가 높은 20개 기관을 위주로 선정됐다. 이들은 내년 1월말까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의 정상화 협의회에 정상화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정부는 내년 3분기말에 정상화 추진실적을 평가해 미흡하면 해당 공공기관장에 대해서 해임을 건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결국, 임직원의 높은 연봉과 후생복리비로 대수술에 오른 셈이다.

지난해 KIC 기관장의 연봉은 4억9천295만원으로, 295개 공공기관 중에서 정책금융공사(5억109만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금융공기업인 수출입은행의 4억8천339만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KIC 직원연봉도 9천752만원으로 거의 1억원에 육박한다. 직원들 절반 정도가 억대 연봉자라는 의미다. 이 또한 한국거래소의 1억1천358만원, 예탁결제원 1억78만원, 한국기계연구원 9천909만원에 이어 4번째로 많았다. 더욱이 올해 1인당 평균기본금 인상률도 9% 수준이다.

방만경영 중점관리 대상기관을 선정하는 데 기준이 된 1인당 복리후생비는 596만원에 달한다. 공공기관 중에서 복리후생비가 17번째로 많았다.

이렇다 보니 KIC에 대한 감사원이나 국회의 지적도 이어졌다. 감사원은 지난 4월에 KIC 임직원의 성과관리나 성과급 지급률 인상이 부적정하다며, 운영위원회 심의없이 성과급 지급률을 인상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관장과 상임이사 등의 연봉도 줄줄이 삭감될 처지다. 기관장의 성과급 상한이 현행 기본급의 200%에서 120%로 조정된 데다, 상임이사 연봉은 기관장의 80% 수준으로 책정되고 성과급 상한도 현행 150%에서 100%로 낮아진 탓이다.

이에 따라 KIC 기관장 연봉은 성과급을 최대한 받더라도 3억8천만원을 넘을 수 없게 됐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1억2천만원 정도 깎이는 수준이다. 상임이사의 연봉도 2억8천만원 정도로 20% 정도 조정된다.

중점관리대상 기관에 선정된 탓에기대했던 공공기관 지정해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동안 KIC는 국부펀드 운용기관으로, 다른 공공기관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가 공공기관 방만경영에 대해서 전방위적으로 메스를 들이대는 상황에서 공공기관 지정해제가 가능하겠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봉뿐 아니라자율적인 기관운영이라는 명분까지도 놓칠 수도 있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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