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석유공사는 최근 5년 사이에 해외자원개발투자 등으로부채 규모가 5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08년부터 해외 M&A투자에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공공기관 중 외화금융부채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정부가 11일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 5년간 부채 증가를 주도한 12개 기관에 포함됐으며, 외화금융부채는 97.3%로 공공기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가 전일 내놓은 '공공기관 부채정보 공개'자료에서 석유공사의 부채는 지난 2007년 3조7천억원에서 2012년 18조원으로 급증했다.

연도별 부채비율도 2008년에 5조5천억원(73%)에서 2011년에 20조8천억원(193%)로 급증했다 2012년에 18조원(168%)로 줄어들었다.

이 중 금융부채 증가폭은 더욱 컸다. 석유공사의 금융부채는 5년 만에 8조2천억원 늘었다. 금융부채는 대부분 그동안 벌인 해외자원개발에서 비롯됐다.

석유공사의 해외자원개발사업의 금융부채는 2008년에 1조원, 2009년에 3조원, 2010년에 2조8천억원, 2011년에 2조6천억원씩 꾸준히 늘었다. 2012년에는 그대로 유지됐다.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 투자가 늘면서 외화금융부채 비중이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 2012년 기준 외화금융부채 비중은 97.3%에 달했다. 대부분 공공기관의 외화금융부채비중이 20%안팎이고, 광물자원공사도 79.3% 수준인데 비하면 비중이 상당히 큰 셈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6월에 자원개발 M&A 수익성에 대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있다. 감사원은 당시 석유공사가 MB정부의 자주개발률(배타적 경제권 행사가 가능한 에너지 비율)확대 정책에 따라 해외사업 투자를 늘리면서 금융부채가 과도해졌다고 진단했다. 2008년부터 해외에서 적대적 M&A사업을 주도해 오면서 벌여놓은 일들이 너무 많았던 셈이다.

석유공사는 미국 테일러(앵커), 페루 페트로테크(사비아), 캐나다 하베스트, 영국 다나 등 해외 에너지기업을 사들였다. 아울러 비축유 구매자금의 자원개발 사업 투자로 유류비축량 부족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받았다.

이에 석유공사는 2012년 기준 9천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금융부채는 11조1천837억원을 기록했고, 연간 이자 비용은 4천810억원에 달했다.

향후 석유공사는 신규사업 투자는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부채 감축을 위해 해외 M&A투자에서 수익이 적은 부문은 매각, 정리하는 수순을 밟아야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번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서 해외투자에 대한 자산매각을 활성화할방침이다. 석유공사의 경우 해외M&A투자를 주도해 온 만큼 자산매각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정부는 부채관리를 위해 부채발생 원인별로 구분계리하는 구분회계 제도를 올해안으로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중 구분회계 정보를 산출하기로 했다. 이는 석유공사에 대해서도 내년중 추가 확대 시행될 예정이다.

과도한 기관장 보수도 조정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2012년 기준 석유공사 기관장 연봉은 기본급 1억7천605만3천원에 성과급 3억1천689만5천원을 합쳐 총 4억9천294만8천원이 지급됐다. 그러나 앞으로 SOCㆍ에너지 분야는 기관장 성과급 상한이 200%에서 120%로 하향 조정된다. 서문규 사장의 연봉도 성과급이 2013년 기본급 1억8천114만8천원의 120%로 낮아지면서 하향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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