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용욱 기자 = 삼성그룹이 삼성전자에서 분사하는 LCD 사업부와 SMD(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계열사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24일 삼성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사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LCD 사업부와 SMD를 합쳐 독립적인 계열사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이번에 LCD 사업부를 삼성전자에서 분사하기로 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열고 LCD(액정표시장치) 사업부를 분할해 가칭 '삼성디스플레이'라는 독립 법인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예정대로 오는 4월 1일까지 설립이 마무리되면, 다시 SMD와 합병하는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또, 지난 2004년 소니와 함께 설립했다고 최근 합작관계를 청산한 S-LCD도 새로 만들어지는 디스플레이 계열사에 흡수될 예정이다.

삼성이 이처럼 디스플레이 사업의 통합을 추진 중인 이유는 우선 효율성 개선을 위해서다.

지금처럼 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은 LCD 사업부가, 중소형이자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은 SMD가 따로 맡고 있으면 각종 비효율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LCD와 OLED 생산 라인은 비슷한 공정과 장비가 많아서 통합 활용으로 비용을 줄일 여지가 많다. 실제로 현재 LCD사업부 공장과 SMD 공장은 지리적으로도 매우 가까워 공정의 통합과정이 더 수월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 LCD 수요가 정체되고 있지만, OLED는 모바일 기기와 대형 TV 등에 널리 쓰이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의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생산에 나서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한편, 일본의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 등도 일본 정부의 지원으로 '재팬디스플레이'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사업이 OLED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삼성은 필요할 경우 기존 LCD 생산라인을 OLED 라인으로 전환해 시장 변동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삼성전자는 전 세계 전자업체 중 유일하게 세트와 부품을 함께 만든다. 이 때문에 LCD 패널 등의 부품을 구매하는 고객사들이 삼성전자 완제품 부문에서는 경쟁사가 된다.

이 과정에서 부품 고객사들은 자사 정보가 삼성전자의 부품 사업부 통해 완제품 사업부에 흘러들어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이번에 삼성이 LCD 사업부를 분사해 독립적인 디스플레이 법인을 만들면 이런 문제에서도 더욱 자유로워질 수 있다.

게다가 LCD 사업부는 작년 1조6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 다소 부담을 줬다. 그러나 SMD는 작년 영업익이 전년보다 3배 수준으로 급증하며 1조원을 육박했다.

따라서 삼성이 디스플레이 회사를 통합하면 매출액이 30조에 달하는 그룹 내에서 2번째로 규모가 큰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으로서는 LCD 사업부를 떼어내 SMD와 합치면 수익성이 양호한 계열사를 만들 수 있으면서 삼성전자의 부담은 덜어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yu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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