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대림산업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참여로 골칫거리 자회사인 삼호 리스크에서 탈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채권단도 5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참여할 예정이어서 최근 실적 개선세를 보이는 삼호의 워크아웃 졸업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호는 최근 총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증자는 최대주주인 대림산업이 500억원을 참여하는 데 이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한 11개 채권단이 합쳐서 5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구조로 이뤄진다.

대림산업은 현재 삼호의 지분 46.7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며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지분율이 41.8%로 낮아지지만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삼호가 최근 실적 개선을 보이고 있어, 증자가 완료되면 내년말로 예정된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할 희망이 보인다고 진단했다. 삼호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초 채권단 공동관리절차를 시작했으며 작년말 다시 한차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워크아웃)을 2014년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삼호의 실적도 개선세다. 지난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256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96억원)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달성했으며 당기순익이 31억원으로 작년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

증권업계도 삼호의 재무상태에 대해 낙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삼호가 GK 해상도로 지분 매각이익 380억원과 약 300억원의 채무조정이익 덕분에 앞으로 반영해야할 감자손실 217억원과 270억원(4분기)의 미착공PF 손실을 상쇄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이번 증자가 자본잠식을 벗어나는 정도여서 대림산업의 삼호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향후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도 관건이다. 삼호는 주력 사업 분야가 주택이며 3분기 건축부문 매출이 전체의 74%에 달할 정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호의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부분이 아파트 사업이기 때문에 향후 부동산 경기에 따라 실적이 출렁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제 증자를 통해 유입될 현금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제기됐다. 채권단은 새로 투입하는 현금이 전혀 없으며 대림산업도 100억~200억원 정도만 현금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아파트 브랜드 사용료 등의 채권을 출자전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은 아직 조율 중이라며 정확한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채권단은 삼호의 워크아웃 졸업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아직 졸업 예정기간까시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추후 실사 과정이 남았기 때문이다.

한 채권은행은 "모기업 대림산업이 탄탄한데다 삼호의 수주나 실적도 좋아지는 추세"라며 "이번 증자는 워크아웃 졸업을 위한 과정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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