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 와이즈에셋자산운용과 한맥투자증권이 3년 사이로 옵션만기일에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그것도 같은 숫자가 두 번 겹친 날 사고가 터졌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공포의 숫자 겹친 목요일'이라는 말이 나온다.

올해 12·12사태의 주인공은 한맥투자증권이었다.

한맥증권은 올해 마지막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인 12일에 지수옵션 시장에서 대규모 주문실수로 46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자산 1천400억원, 부채 1천200억원으로 200억원의 자기자본만 소유하고 있는 한맥증권은 부분 자본잠식상태다. 주문 실수로 파산 위기에 처한 셈이다.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구제 불가능 판정까지 내린 상황이라, 업계는 한맥증권이 증권업계에서 퇴출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3년 전 발생한 11·11 사태의 주인공은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이다.

'도이치 옵션사태'로 더 유명한 이날의 사고로, 와이즈에셋은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처음으로 퇴출 주인공이 됐다.

당시 와이즈에셋은 옵션쇼크 당시 풋옵션 투자로 약 900억원의 손실을 본 후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금융당국이 와이즈에셋에 경영개선 명령을 내렸지만, 최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결국 금융투자업 인가가 취소됐다.

일반적으로 숫자가 쌍으로 겹치는 날은 길일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8월 8일, 10월 10일, 11월 11일, 12월 12일 처럼 월과 일의 숫자가 겹치는 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곤 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이제 숫자가 겹치는 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모양이다. 특히 이날이 목요일, 옵션만기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시장 변동성이 큰 옵션만기일에 문을 닫는 회원사들이 늘어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우스갯소리지만, 숫자 겹친 만기일을 조심해야 한다는 얘기에 모두가 수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차례 옵션만기일 악몽을 겪은 증권가는 벌써 내년도 달력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년 4월 4일과 8월 8일, 10월 10일, 12월 12일은 모두 금요일이다. (산업증권부 정지서 기자)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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