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친환경차를 선점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현대자동차가 미래 자동차 시장 경쟁의 성공의 키를 쥘 것으로 보이는 친환경차 선점에 적극 나선다.

그간 기술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온 수소연료전지차를 통해서다.

현대차는 내년에 미국에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출시하는 등 상용화 단계도 차근차근 밟아 나간다. 시장 추종자에서 선점자로 지위를 갈아타기 위한 행보다.

그랜저 하이드브리드를 출시해 아반떼와 쏘나타에 이어 준대형차급에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한다.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의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 친환경차에 대한 공급 확대 전략의 1차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하에서 진일보한 기술력을 보일 수 있는 신차를 내놓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한 몫하고 있다.

내수부진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해외판매 호조로 올 한해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엔저에 힘을 얻은 일본차의 공세가 만만치 않은데다 글로벌 경기가 여전히 불확실해 현대차의 내년은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신형 제네시스의 큰 인기를 시작으로 LF쏘나타 출시 등 노후화된 모델에 변화를 주면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향상시켜 시장을 조금씩 점유해 나갈 계획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차의 적시 공급 등을 통해서도 존재감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선방한 2013년 = 현대차는 올해 판매 목표치인 466만대를 무난히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11월까지 누적 글로벌 판매는 433만대였다. 이달 중에 40만대 이상을 팔 것으로 보여 473만대 달성은 무난한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부진 속에서도 해외판매가 호조를 보인 결과다.

현대차는 11월까지 국내에서 59만대밖에 팔지 못했다. 노조의 파업과 국내 경기침체 탓에 전년동기보다 2.3% 줄어든 수치다.

이에 반해 중국과 브라질 등에서 판매가 늘면서 해외판매는 7.7% 급증했다.

해외판매가 급증하면서 현대차의 올해 실적도 다소나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화면 8031) 현대차의 올해 매출액은 88조8천64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45%, 2.00% 늘어난 8조5천594억원과 9조2천374억원으로 예상된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변수가 있겠지만 해외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인센티브 등의 비용지출이 줄어든 게 수익 성과를 낼 수 있는 원인이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엔저ㆍ원고'…힘겨운 한 해 될 듯 = 내년은 현대차에 도전의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 환경이 녹록지 않아서다.

수익구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현대차에 최대 변수다. 엔화가 저공행진을, 원화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 현대차는 많이 팔아도 수익이 적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기존 1천70원 수준이던 달러-원 환율 예상치를 1천50원으로 낮춰 경영전략을 짜고 있다. 해외공장 생산비중이 60%에 이르러 과거보다 환율 변동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지기는 하지만 원고 현상이 지속되면 수익에 타격이 될 수 있다.

현대차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해외 생산비중을 늘리고 결제통화도 다변화하는 동시에 헤지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다만, 엔저가 장기화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가 여전하다. 일본차와 경쟁하는 해외시장의 겹치는 폭이 커서다.

엔저가 계속돼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현대차에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현대차는 이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 중이다. 정의선 부회장이 직접 나서고 있다. 정 부회장은 사업부서별로 꼼꼼한 대응책을 마련해 점검하고 실행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해외법인은 지역별 판매ㆍ마케팅 전략도 재점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신형 제네시스와 LF쏘나타의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도 강화한다.

무엇보다 품질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점검하고 있다. 14조원에 이르는 내년 연구개발 투자 중 상당 부분을 품질개선에 할애할 것으로 전해졌다.



◇친환경차 선점에 '올인' =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 현대차는 미래차 시장 선점에도 역량을 투입한다.

글로벌 격전지인 미국시장에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를 내년에 출시하면서 친환경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는 현대차가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울산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 친환경차로 물 이외의 배출 가스가 나오지 않고 3~5분 충전하면 594㎞를 달릴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덴마크와 스웨덴 등 북유럽에 수소연료전지차를 공급하는 등 경쟁업체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수소연료전지로 구동하는 콘셉트카 '인트라도'를 공개해 수소연료전지차 두 번째 모델을 선보인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도 출시해 아반떼와 쏘나타에 이어 3종의 하이브리드 라인도 구축했다. 일본차에 밀렸던 친환경차 분야에 대한 반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실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차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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