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유동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 살리기에 나선 대한항공이 전방위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내달 말 화물운송 운임채권을 기초자산으로 5천억원 규모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화물운송을 통해 미래에 들어올 자금을 미리 당겨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대한항공은 업종 특성상 그간 여객노선ㆍ화물운송 운임채권을 기초로 비교적 활발히 ABS를 발행해 온 기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번에 5천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ABS 발행을 통해 확보하려는 목적이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자금 마련을 위한 것으로 관측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이 해운업황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심각한 유동성 어려움에 직면하자 자금을 지원하면서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 38% 가운데 15.36%를 담보로 잡고 한진해운에 1천5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올해말까지 추가로 1천억원의 자금을 대여하는 것도 검토중이다.

아울러 내년 2∼3월께로 예정된 한진해운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 4천억원 정도의 자금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이번에 ABS 발행을 추진하는 것이 한진해운의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종자돈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대한항공은 내년 2월8일 3천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데, 상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조달에 나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회사채 차환이 어려울 수 있어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했고,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한 채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한편, 대한항공은 지난 12일 여객노선 운임채권을 기초로 400억엔(약 4천83억원) 규모의 3년물 사모 ABS를 발행하기도 했다. 만기가 돌아온 ABS에 대한 차환용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올해 2월과 3월에 4차례에 걸쳐 370억엔 규모의 엔화채를 발행했고, 4월에 운임채권을 기초로 5천억원의 ABS를 발행하기도 했다.

수출입은행 보증을 통해 미국에서 5천만달러 규모의 보증부채권을 발행했으며, 신한은행의 보증을 받아 1억달러의 달러표시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영구채권 2천100억원을 발행해 유동성 확보와 함께 자본도 확충했다.

회사채 시장 경색과 신용등급 강등 등의 이유로 발행 여건이 악화하자 회사채는 단 한차례도 발행하지 못했다.

pisces738@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