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산업은행 등 4개 채권 은행이 20일 한진해운에 대한 3천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이하 신디론) 지원에 합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날 오후 여신심사위원회를 열어 한진해운에 대한 600억원의 대출 지원을 승인했다.

농협은행은 당초 지난 18일 여심위를 열어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전일 일단 여심위 전단계인 리스크협의회를 열어 승인한데 이어 이날 오후 여심위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마쳤다.

농협은행은 한진해운이 발행하려던 4억달러 규모의 영구채권에 대한 지급보증 제공에 강하게 반대했고, 신디론 지원에도 난색을 표해왔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자산 매각 등의 자구계획안을 내놓고 대한항공도 강한 지원 의사를 밝히자 긍정적으로 시각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신디론을 지원받는 대가로 보유한 계열사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고, 최은영 회장도 보유한 한진해운홀딩스 지분과 자택까지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앞서 산은은 지난 10일 여신심사위원회를 열어 총 3천억원의 신디론 가운데 1천2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지난 18일과 19일 여심위를 열어 600억원씩 지원하기로 승인했다.

모든 채권 은행들이 지원하기로 결의하면서 산은은 본격적인 실무절차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주 중에 3천억원의 자금이 한진해운 계좌로 입금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지원하는 신디론은 만기가 3년이며, 금리는 6.7% 선이다.

한진해운은 신디론을 통해 들어오는 자금을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850억원의 CP(기업어음) 상환 등 차입금 줄이기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한진해운은 전일 자산매각과 유동화, 채권단 지원 등을 통해 총 1조9천745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다.

전용선 사업부문과 터미널 유동화를 통해 6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하고, 해외부동산과 유가증권 등 비영업용자산을 팔아 887억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대한항공으로부터의 자금지원 2천500억원과 증자 지원 4천억원 등을 통해 총 6천500억원을 마련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0월말 지원한 1천500억원에 이어 채권단의 신디론 지원을 전제로 추가로 1천억원을 지원할 의사를 밝혔다.

이날 채권단이 3천억원의 신디론 지원에 합의한 만큼 대한항공도 내주중에 1천억원의 자금을 한진해운에 투입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은 주요 거래처 채권 조달과 캠코(자산관리공사) 선박 매각 등을 통해서도 각각 246억원과 1천672억원 등 총 1천918억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채권단의 신디론 지원에 이어 일반대출의 만기연장으로 1천400억원을 확보하면 4천400억원의 추가 유동성도 생긴다.

자구계획안에 들어 있는 사업 구조조정이 정상적으로 실행되면 한진해운은 총 3천729억원의 비용이 절감돼 영업 흑자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제성이 없는 노후 컨테이너선 13척을 매각 또는 폐선하고, 적자노선을 통폐합ㆍ철수할 계획이며 적자 사업인 탱커와 케미컬 부문의 영업 철수 및 축소도 진행할 예정이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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