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양이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동양매직 매각에 나섰다.

23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동양은 동양매직 매각을 허가해 달라고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이종석 수석부장판사)에 요청했다.

㈜동양은 현재 법정관리 상태로서 일반적으론 회생계획안이 나오기 전까지 동양매직을 매각할 수 없지만, 법원에 허가를 요청한 것이다.

㈜동양은 이에 앞서 동양매직 매각을 진행해본 바 있는 골드만삭스에 '사전 시장조사(태핑)'를 주문한 바 있다.

태핑 결과 몇몇 기업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동양은 동양매직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만큼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로는 일본의 팔로마와 교원그룹, 현대백화점그룹, KT렌탈, 귀뚜라미 등이 꼽힌다.

매각이 재추진 되는 동양매직은 가스오븐레인지와 식기세척기 분야에서 국내 1위, 정수기사업 분야에서 코웨이와 청호나이스에 이어 3위의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2천981억원의 매출액에 18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룹이 법정관리에 돌입했지만 동양매직은 지난 10월과 11월 연속으로 월 단위사상 최대 규모인 3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동양그룹은 법정관리에 들어가기 전 주요 기업과 2천300억~2천5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EV)로 매각을 논의했다.

이익규모를 늘리며 '승승장구'하는 동양매직이지만 매각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도 있다.

원래 노동조합이 없던 동양매직은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 조직을 만들었다. 매각 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동양이나 인수후보에 모두 부담스럽다.

또 법정관리를 들어간 후 동양매직은 두 번에 걸쳐 607억원의 자산담보부대출(ABL)을 일으켰는데, 이는 결국 인수자가 갚아야 할 '빚'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당초 논의됐던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다만 "기존 인수 후보를 대상으로 딜이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매각은 예상보다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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