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올해 겨울 이후로 증권가에서 희망퇴직 이슈는 차장이나 부장과 같은 고참급 직원들만의 얘기가 아닌 게 됐다.

증권업계의 구조조정 칼바람이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막내급 증권맨에게도 예외없이 불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이 희망퇴직 신청자 중에서 확정한 퇴직 대상자에는 입사 2~3년차 막내급 직원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사 후 받은 인사고과 결과가 일정 수준에 못 미치면 일단 희망퇴직 대상자로 분류됐고 이중 일부는 실제로 퇴직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속 기간이 1~2년에 불과한 막내급 직원들은 인사 평가를 받은 횟수 자체가 적어 결과적으로 입사 후 한두 차례 받은 평가가 희망퇴직 대상자 분류 기준이 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300여명의 희망퇴직자를 최종 선정했고 이르면 이주 초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희망퇴직자 위로금은 근속 10년 미만의 경우 평균임금의 7개월치를 지급하고 10~20년은 12개월치, 20~30년은 16개월치, 30년 이상은 18개월치를 지급키로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번 희망퇴직과는 별개로 추가 구조조정이 예정돼 있어 회사를 떠나는 인원은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TB투자증권과 SK증권이 희망퇴직을 통한 고강도의 인력 감축을 일단락지었고 유진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희망퇴직을 추진중이다.

이렇게 업계를 떠나게 된 증권맨들이 재취업이나 창업 등 각자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최근 증권사를 퇴사한 A씨는 "증권사 등 금융권 재취업을 알아보고 있지만 있는 사람도 내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다시 돌아가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토로했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대신증권 등은 인력 감축 없이 지점 통폐합을 통한 효율성 제고에 나섰다.

인력 감축과 지점 통폐합으로 증권가가 뒤숭숭한 한 해를 보낸 가운데 올해만큼 힘든 시기가 없었다는 푸념이 여의도 빌딩숲 곳곳에서 들린다.

20년 넘게 증권사에서 근무한 부장급 직원은 "최근 몇 년 '힘들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올해 만큼 체감할 정도로 업황이 어려운 건 처음이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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