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방 위험 고조

-당분간 원화 약세 가능성

-신용강등 없을 듯



(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HSBC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이 한국 경제에 시기적으로 불행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로날드 맨 HSBC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19일 보고서에서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고 금융시장이 유럽 재정위기로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맨 이코노미스트는 김정일의 사망이 한국 경제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수출, 기업신뢰도, 소비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투자와 소비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김정일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의 불확실성이 급등하면서 국내 총ㆍ대선정국 역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내년 4월 총선이 4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이고, 북한 격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내년 12월 대선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북한의 권력승계가 지정학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며,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승계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20년 동안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해온 김정일에 비해 김정은은 2년 반 만에 권력을 장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는 것이다.

맨 이코노미스트는 김정일 사망 소식 이후 원화와 엔화가 가장 먼저 하락했지만, 남북 지정학적 갈등이 오래된 데다 유럽 재정위기 등의 우려로 위험 회피심리가 이미 시장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같은 현상은 단기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김정일 사망보단 유로존 채무위기와 미국의 재정적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아시아 통화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강세를 전망하지만, 원화는 시장 위험심리에 따른 변동성이 가장 크다며 이번 사태로 원화가 당분간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러-원 상승세를 막으려면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최근 한국이 중국·일본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확대키로 했기 때문에 외환시장 개입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 국가 신용등급과 관련, 그는 김정은이 김정일 뒤를 잇는다는 사실을 시장참가자들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신용평가사들이 등급을 낮추지 않을 것으로 점쳤다.

한편, 맨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내년 1분기에 정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은이 물가안정과 경제성장 간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내외 경제 위험요소가 가중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경제성장에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은이 내년 1분기에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연 3.0%로 하향할 것으로 내다봤다.

kkm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