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금융위원회가 내부적으로 금융투자협회로 이전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의 갈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금융위는 현실적으로 이전할 수 있는 건물은 금투협이 유일하다고 판단하고 구체적으로 이전 작업에 착수한 반면 금투협은 이전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할 뿐 아니라 협회 회원사들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이전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노조는 27일 성명서를 내고 "금투협 건물에는 회원사와 관계사가 입주해왔는데 금융위가 가진 권력을 앞세워 금투협에 업무관계와 향후 관계설정 등을 앞세워 협회에 입성하면 회원사 임직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상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성명서에서 또 "협회 이전 추진을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노총 등과 연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 퇴진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경고했다.

금투협 노조는 금융위가 이전할 수 있는 빈 공간이 없는 상태서 입주사를 몰아내는 것은 부당하며 금융위 이전에 따른 소요 비용도 모두 회원사들이 일방적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다고 염려하고 있다.

금융위는 300명이 넘는 직원을 감안할 때 5개층 이상이 필요하다는 뜻을 금투협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시키며 금융위가 금투협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계약이 남아있는 에프앤가이드와 KTB자산운용, 자본시장연구원 등 입주사를 내몰아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금융위는 이미 금투협 노조 측에는 금투협 건물로 이전하는 계획이 확정됐다는 점을 알리고 세부절차 착수에 들어갔다는 점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연임 금투협 노조위원장은 "금융위가 금투협 건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현재 건물을 잘 이용하고 있는 입주사들을 쫓아내야 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광화문 청사는 현실적으로 입주 공간이 없다고 하더라도 과천청사 등에 입주할 수 있는데 금융위가 굳이 금투협 건물로 이전을 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입주 공간도 없고 금융위 입주시 회원사 이익이 침해될 것이 뻔한데 이를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며 "금융위가 입주하면 회원사들이 마음 놓고 금투협에 민원을 전달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현재 금융위가 바로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은 2개층에 불과한 상황에서 입주사를 내쫓고 들어오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금융위 측에 공간이 부족해 입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투협의 반발 속에서 금융위는 구체적인 입주계획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점은 금투협이 이전 후보에 있고 검토단계에 있다는 사실"이라며 "더 이상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투협 노조는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향후 금융위 앞에서 이전 반대 집회를 열어 이전 반대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msb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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