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재정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양적 완화를 시작했다고 로치데일증권의 딕 보브 애널리스트가 진단했다.

보브 애널리스트는 13일(미국시간) CNBC에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Fed가 은행들의 자본확충을 위해 유동성을 공급했던 것처럼 ECB도 양적 완화에 나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는 21일부터 유럽 은행권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ECB식 양적 완화"라고 평가했다.

그는 Fed식 양적완화가 제로(0)에 까가운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모기지(주택담보대출)증권과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었다면, 현재 유럽식 양적 완화는 금리를 낮추고 은행권이 국채매입을 유인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ECB가 나서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는 ECB가 유로존 국채를 무제한적으로 사들이지 않는 이유는 Fed가 했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Fed가 지난 금융위기 당시 양적 완화를 통해 미 국채를 매입하며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자 미 의회는 재정적자 감축을 위해 더이상 노력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 당시 Fed는 구원투수로 나서며 두 차례의 양적 완화를 통해 2조3천억달러라는 돈을 풀었다.

그는 "ECB가 Fed와 같은 처지로 전락하고 싶지 않아 한다"며 "ECB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키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한편, ECB는 지난 8일 역내 은행들에 3년간 무제한 신용을 제공하는 두 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상업은행에 대한 지급준비율을 연 2%에서 1%로 낮춘다고 밝혔다.

또 은행들이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도록 ECB가 대출할 때 수용하는 담보의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ECB는 또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유로존 회원국에 재정 통제를 강화할 믿을 만한 계획을 내놓으면 추가 채권 매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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