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이윤구 기자 = 다음 달 2일 총자산 240조원, 지점 수 1천172개를 보유한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지만, 구태를 벗어던지지 않는다면 시장에 안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금융지주가 덩치에 비해 생산성과 수익성이 낮은 점이 이런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의 총자산은 국내 5위, 지점 수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총자산 규모는 우리금융지주 395조원, 하나금융지주 387조원(외환은행 125조원 포함), KB금융지주 362조원, 신한금융지주 332조원 다음으로 크다. 은행 지점 수는 농협은행이 1천172개로 가장 많다. 다음은 국민은행 1천162개, 하나은행ㆍ외환은행 1천12개, 신한은행 965개, 우리은행 932개 순이다.

특히 농협은행의 지점망은 대도시와 주요 지방 도시에 밀집해 있는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전국에 고루 퍼져 있다.

이처럼 농협은 다른 금융지주와 은행에 뒤지지 않는 규모를 자랑하지만, 생산성은 경쟁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농협은행과 국민은행의 각종 지표를 비교하면 이런 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0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크게 개선했다.

먼저 이익 규모다. 작년 3분기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직원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 규모는 1억1천900만원으로 국민은행 2억2천만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농협은행의 1인당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00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국민은행은 6천만원 늘어났다.

예수금과 대출금 규모에도 현격한 차이가 있다. 농협은행의 직원 1인당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103억원과 95억원으로 국민은행의 125억원과 115억원을 크게 밑돈다.

농협은행의 예수금과 대출금은 전년동기보다 각각 6억원, 2억원 증가했지만 국민은행은 22억2천만원, 17억3천만원 증가했다.

영업점 생산성 현황도 마찬가지다. 농협의 영업점당 예수금과 대출금은 각각 1천388억원과 1천280억원으로 국민은행의 1천780억원과 1천638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농협의 영업점당 예수금은 전년동기와 비교해 42억원 늘었고 대출금은 동일했다. 국민은행의 예수금과 대출금이 각각 133억원, 72억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한때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조직 개편 등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며 "농협이 시중은행들과 경쟁하려면 조직 효율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농협은 구태를 버리고 정부의 보호에서 벗어나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며 "전국에 거미줄처럼 퍼진 영업망을 활용해 농협만의 장점을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농협과 국민은행 생산성 비교, 자료; 은행연합회>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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