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올해에도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갑오년 경영화두로 핵심사업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은 신년사를 통해 신사업분야 선점을 위한 위기의식을 임직원에게 불어넣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선두사업은 끊임없이 추격을 받고 부진한 사업은 시간이 없는 만큼 다시 한 번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기회는 많다"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고 강조했다.

예전 비즈니스 모델과 관행 및 문화는 과감히 버리고 핵심사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ㆍ복합화로 한계를 돌파해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경영방침을 미래성장 기반 강화로 정하고 글로벌 판매목표를 전년보다 3.97% 증가한 786만대로 세웠다.

정 회장은 "최근 세계경제가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며 "기술의 융복합에 따른 산업의 변화로 불확실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사업 구조와 중장기 성장전략을 더욱 체계화하고 더욱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특히 차량의 연비와 안전 성능을 더욱 강화하고 친환경 그린카와 첨단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카 같은 혁신기술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필요한 연구인력 확보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임직원들이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위기의식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구 회장은 "선도기업과의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고 후발 주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고 있다"고 지적하며 "신사업은 일등을 하겠다는 목표로 철저하게 키워나자가"라고 말했다.

특히 '선도상품'을 만들려면 기술과 품질은 물론 마케팅ㆍ유통ㆍ서비스까지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기본 체질을 개선하고 차별화 역량을 강화해 미래성장 동력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라고 독려했다.

허창수 회장은 "지금 적지 않은 기업들이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가운데 뼈를 깎는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의 기본 실력과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작년 말 인수한 STX에너지와 계열사들 간 시너지도 언급했다.

허 회장은 "STX에너지 인수 결정을 통해 기존 LNG 발전에 더해 석탄발전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되면서 해외 발전시장 진출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며 "STX에너지 인수절차가 마무리되면 GS 내 계열사들과 유기적으로 역량을 결집하여 시너지를 내 줄 것"을 부탁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기존 사업의 내실화와 함께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인 해외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회장은 "해외사업의 지속적인 확장과 안정적 성장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동남아 미 진출국과 미주지역 등 진출도 꾸준히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강도 높은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한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은 생존에 초점을 맞췄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사업체질 개선으로 흑자 사업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19일 S-Oil 주식과 구형 항공기, 부동산 등을 매각해 3조5천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800%대의 부채비율을 2015년까지 400%대로 낮춘다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한 바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재무적 위기를 해결하고 생존역량 확보를 위해 사업포트폴리오 조정과 자산매각, 조직효율화 등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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