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동양그룹이 1조원에 달한다던 동양파워의 몸값이 실제로 2천억~3천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파워는 동양그룹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까지 매각하려고 했던 삼척화력발전소의 사업권이 있는 계열사다. 280㎡에 달하는 삼척 동양시멘트 광산부지에 200만kW(킬로와트) 규모로 화력발전소를 지을 계획이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주회계법인은 동양시멘트가 보유한 동양파워 지분 55.02%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천390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분 100% 기준 2천500억원 수준이다.

딜로이트안진은 ㈜동양이 보유한 19.99%의 동양파워 지분을 278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분 100%의 가치는 1천400억원 정도다.

일반적으로 조사위원의 기업평가는 박하다고 하지만, 이는 동양그룹이 동양파워의 가치가 당초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을 때와 차이가 너무 크다. 현재현 회장은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까지 동양파워 지분 75%를 두고 두산그룹과 3천500억원에 거래하는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동양파워가 사실상 사업권만 보유한 기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GS-LG 컨소시엄'이 STX에너지의 지분 72%를 6천300억원에 인수한 것과는 동양파워는 전혀 다르다"면서 "STX에너지는 꾸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라고 설명했다.

STX에너지는 구미와 반월에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강원도 동해시에 북평화력발전소를 건설중이다. 아울러 유류 유통과 해외 자원개발 사업도 펼치고 있다. 작년에 거둔 매출은 1조1천724억원, 영업이익은 901억원이었다.

따라서 STX에너지 수준의 가치를 동양파워가 받는다는 건 무리라는 것이 전문가의 평가다. 동양파워의 자산은 장부가 240억원의 발전소 부지가 전부다.

다만, 조사위원이 책정한 가치는 변동 가능성이 크다.

조사위원은 한국전력 산하 전력단가를 통해서 미래의 현금흐름을 추정해 실사를 했다. 전력단가의 변동에 따라 가치가 크게 난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사업권만 있는 동양파워에 대한 정확한 실사는 상당히 어렵다"며 "인수자가 자체적으로 가치를 추정하는 데 의지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인수ㆍ합병에 돌입해야 동양파워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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