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코스피가 최근 급등에 따른 가격부담 요인에 대외 악재가 겹쳐 7거래일만에 2,000선을 내줬다.

업종별로는 정유주를 비롯한 화학 업종 하락폭이 2.73%를 기록하는 등 약세가 두드러졌다.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72포인트(1.42%) 내린 1,991.16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중 한때 1,980선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이미 가격 부담을 느낄만한 수준까지 오른 상황에서 유가 급등 우려에 국내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증시에서 유독 국내 증시가 대외 변수에 휘청거린 것은 여타 아시아 증시에는 없는 가격 부담 요소에 중동발 대외 악재가 덮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니케이지수는 소폭 내렸지만 홍콩 항셍지수와 상하이종합지수는 모두 올랐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시장에서 국내 증시가 유난히 약세를 보였다"라며 "연초부터 유동성 덕으로 가격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오른 후 가격조정 차원의 조정이 나타난 것 같다 것 같다"고 말했다.

연초 이후 계속된 유동성 장세가 부담스럽던 차에 대외 악재가 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진단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국내 증시가 연초부터 매우 강한 흐름을 보였다"면서 "가격 부담 요소가 작용해 그만큼 조정폭도 다른 아시아 증시보다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 자원개발 관련주나 정유 업종이 강세를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은 심리적 요소가 크게 반영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SK이노베이션[096770]과 S-Oil[010950], 호남석유[011170]는 여타 시총 상위 종목들보다 낙폭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은 3.15% 하락했고 S-Oil과 호남석유도 각각 4.92%와 3.90% 내려앉았다.

임 연구원은 유가가 완만하게 오를 때와 급등할 때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가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면 정유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게 맞지만 이번과 같이 특정 리스크로 인해 급등할 경우는 오히려 약세를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임 연구원은 "유가 급등이 경기 악화로 전환돼 결국 수요 부진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유 업종에는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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