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최근 일본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은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통화 스트래티지스트들은 27일(현지시간) 엔화 약세가 일본은행(BOJ)의 추가 양적완화정책과 무역 적자 탓이지만, 유가가 이란발 우려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도 한몫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이먼 데릭 뉴욕 멜론은행 스트래티지스트는 "특히 이번 달 달러-엔 환율과 뉴욕유가 간 상관관계가 높았다"며 "두 요인의 상관관계가 96%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지난 3월 동일본 대지진 사건 이후 일본이 해외 원유 수입에 더욱 의존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달 일본이 사상 최대 규모의 월간 무역적자를 기록했다며 이는 원유 수입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재무성(MOF)은 지난 1월 무역적자가 1조4750억엔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모건스탠리는 일본의 무역적자가 발표되고 나서 투자자들이 엔화에 대한 매력을 잃었다며 이는 엔화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트래티지스트들은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워낙 크다며 고유가가 계속해서 엔화에 하락압력을 가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쿄-미쓰비시은행의 리 하드먼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해 하는 '오일 쇼크'가 현실화되면 엔화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상해 상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9개월래 최고치인 81.66엔까지 오르며 이번 달 초보다 7.4%나 뛰었다.

유로-엔은 109.95엔까지 상승하며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09.95달러까지 치솟았다.

같은 기간,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1.5% 높아진 125.4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0개월래 최고로 높은 수준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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