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와타나베 부인'이란 별칭으로 불리는 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들의 외환시장 영향력이 전만 못하다.

다우존스는 28일 칼럼에서 위험투자를 제한하는 당국의 규제가 엄격해지고 와타나베 부인의 매매 전략이 바뀌면서 시장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4월 업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도쿄 환시 거래 시간 동안 와타나베 부인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163억달러로 전체 대고객 거래량 중 무려 59%를 차지했다.

대고객 거래량은 글로벌 환시 거래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간 거래를 제외한 거래량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 금융선물거래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동안 와타나베 부인의 거래량은 평균 16% 감소했다.

보통 와타나베 부인은 엔화를 팔고 고수익 해외 통화를 매수하면서 '매수 후 보유(buy-and-hold)' 전략을 취해왔다.

이 전략은 환시에 쏠림 현상을 불러일으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해 3월 대지진 당시 선진 7국(G7)의 공조 개입을 촉발했던 엔화 급변동의 원인 중 하나가 와타나베 부인으로 지목됐을 정도다.

그러나 위험 거래 전반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뀌면서 이 전략을 활용해 거둘 수 있는 수익이 줄어들었다.

일본 외환 당국은 지난 2010년 8월부터 마진거래의 레버리지(증거금 대비 거래대금)를 50배 이하로 규제했고 1년 후에는 다시 25배 이하로 낮췄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 역시 거래 유인을 줄인 원인 중 하나였다.

FX프라임의 우에다 마리토 이사는 "와타나베 부인의 존재가 여전히 꽤 크지만, 규제 강화로 시장 영향력이 확실히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래가 점점 단기 지향적으로 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달러를 80엔에 사서 81엔에 파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 새로 진입한 소액투자자의 95%가 단기 거래를 목적으로 한다고 추정했으며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취하는 투자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우존스는 시장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투자자가 바이너리 옵션(binary options)과 같이 더 간단한 옵션 전략으로 갈아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가 거래하려는 통화 쌍이 정해진 시간 안에 상승과 하락 중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만 설정하면 되며 결과에 따라 미리 정해진 이익을 얻거나 아무 수익도 내지 못하는 방식이다.

오타 준야 FX트레이드파이낸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아주 간단하고 명확한 전략으로, 덕분에 회사의 거래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FX트레이드파이낸셜은 자사 옵션 거래량이 전년비 8배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일리야 스피박 데일리FX 전략가는 일괄 자동 거래와 단기 트레이딩, 혹은 스캘핑(scalping)이 와타나베 부인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일본 환시가 다른 환시의 추세와 비슷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소액 투자자들이 더는 시장을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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