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에너지 고갈과 제로성장 위기에 직면한 인류에게 성장 이후의 새로운 자본에 대한 교훈을 제시한 책이 나왔다.

<<성장 이후의 새로운 자본>>(256쪽, 1만5천원, 허성일 외 3인 지음, 비팬북스).

이 책은 현재 전국 여러 곳에서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운영하고 국제적인 NGO 단체인 인트케어와 부설 연구소인 아프리카 리서치 센터 대표를 맏고 있는 허성일 대표가 후배 대학생들을 지도하며 함께 토론하며 저술한 것이다.

허 대표는 한 때 장기신용은행, 대우증권,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업계에서 활약한 뒤, 대체 에너지의 직접 생산과 연구를 수행하며 축적한 경험과 사색을 바탕으로, 성장 엔진이 멈춰버린 자본주의 세계에 식어버린 엔진을 돌릴 희망과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인구와 에너지, 금융을 세계성장의 3대 엔진으로 꼽고, 더는 이들이 성장을 위한 동력이 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 2세기 동안 성장을 이끌었던 인구 증가율은 떨어지고, 에너지는 이제 더 이상 저렴하지 않으며, 성장을 뒷받침했던 금융 역시 마술을 부리지 못하는 지경에 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의 시대가 멀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절대적인 비관론은 아니며,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희망을 마지막까지 버리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한다.

대량생산이 중시되는 '규모의 경제'에서는 개인의 이익이나 행복보다 자본이 선택한 기술과 이윤의 축적을 우선시하고 개인은 부속품처럼 취급됐다. 그러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범위의 경제'에서는 효율성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다양한 개인들의 '협업'이 인류에게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는 성장을 위해 희생한 환경을 되돌리려면 현재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협력'과 '연대'를 해야하며,자본과 시장의 논리에 얽매이지 않은 '협력'위에 회복, 협업, 투명성, 청렴, 합의, 공유, 신뢰가 덧씌워지게 만들어야 희망의 통로가 열린다고 강조한다.

성장이 멈춰버릴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업혁명을 이끌었던 분업을 통한 시장의 힘에 의지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정치적 토론을 통한 합의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협업의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기다.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작동되는 시장이 국가나 사회의 기능을 하나씩 대체해 갔지만, 전 세계에 위기가 찾아오자 시장은 위기의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만큼, 이제는 '보이는 손'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며 이는 협업을 통해 돌파할 수 있다.

협업이야말로 새로운 길을 여는 혁신의 지름길이며, 여기서는 집단의 공통된 견해보다 개인의 다양성과 차별성이 혁신을 이끄는 길잡이 노릇을 하게된다. 3차 산업혁명도 결국은 기술보다 협력적 선택과 협업에 달린 것이다.

또한 화석연료 기반의 대량에너지가 아니라, 지속가능하면서도 우리 가까이에 있는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 기초한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재편해야 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허 대표는 지난 2011년 문제작인 <<아프리카는 새로운 전쟁을 원한다>>에 이어, 이번 저술에서도 평소의 생활과 철학을 실천에 옮긴다는 차원에서 다음 세대인 후배 젊은이들을 협업에 참여시켜 토론하고 고민하며 시대의 대안을 제시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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