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지난해 4분기 미국 은행들의 대출이 4년만에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8일(미국시간) 은행권의 지난 4분기 대출이 전 분기보다 1천300억달러(1.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7년 4분기 이후 분기 기준으로는 4년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대(對)기업 대출이 628억달러(4.9%) 늘어나면서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FDIC가 지난 2010년부터 따로 집계하기 시작한 100만달러 미만의 소규모 대기업 대출도 처음으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는 8%대의 고실업과 투자자들의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 유로존 위기가 가져올 수 있는 충격 등 안팎으로 난관에 부닥쳐 있다면서, 은행권의 대출이 늘어난 것은 경기회복에 좋은 신호라고 해석했다.

FDIC에 따르면 미 은행들은 지난해 1천190억달러의 순이익을 신고했다.

은행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주택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2006년 이후 최고치로, 전년보다는 40%나 늘어났다.

은행들의 순익 급증은 대손충당금이 2008년 초반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낮아진 덕분이라고 FDIC는 설명했다.

순익은 늘었지만, 매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지난해 미 은행들의 매출은 전년보다 349억달러(4.5%) 줄었다.

은행들의 매출이 감소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1938년 이후 지난 74년 동안 미 은행들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지난해를 포함해 단 두 번뿐이었다.

FDIC의 마틴 그룬버그 의장은 "저금리와 대출 수요 부진 등의 결과"라면서 "대손비용의 감소로 순익이 늘어나는 추세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으며, 관건은 대출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룬버그 의장은 "이 때문에 최근 대출 증가세는 반갑다"면서 "대출이 계속 늘어 다른 신용창출로도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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